한국은행, 기준금리 3.50% 동결 ‘역대 최장’…환율·가계대출 등 ‘부담’

박정수 기자 / 2024-07-11 10:27:43

[하비엔뉴스 = 박정수 기자] 한국은행이 또 다시 기준금리를 3.50%로 동결했다. 이는 기준금리 동결 역대 최장 기록으로, 가계대출과 환율 등을 의식한 데 따른 조치라는 분석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는 11일 오전 9시부터 열린 올해 하반기 첫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연 3.50%)를 동결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사진=연합뉴스]

 

이로써 기준금리 3.50%는 지난해 1월13일부터 이날까지 1년 5개월 28일 동안 이어졌다. 특히 오는 8월22일 금통위 시점을 고려하면 1년 7개월 이상 유지되는 셈으로, 종전 역대 최장이었던 1년 5개월 21일(연 1.25%·2016년 6월9일∼2017년 11월30일)을 넘어서게 된다.

 

금통위의 이같은 12연속 기준금리 동결은 최근 환율과 가계대출, 부동산 시장 불안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5월 중순 미국의 조기 금리 인하 기대가 약해지고 이란·이스라엘 무력 충돌까지 발생하자 약 17개월 만에 1400원대까지 오른 뒤 최근까지 1380원대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 주택 가격 상승으로 인한 가계대출 증가세도 걸림돌이다. 기준금리를 낮추면 과거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과 ‘빚투(대출로 투자)’ 등이 재연될 우려 때문이다.

 

한은 통계에 따르면, 은행권의 6월 주택담보대출 증가 폭(+6조3000억원)은 지난해 8월(+7조원) 이후 10개월 만에 가장 컸다. 특히 올해 상반기 주택담보대출 누적 증가 규모(+26조5000억원)는 2021년 상반기(+30조4000억원) 이후 3년 내 최대치다.

 

이창용 총재는 앞서 지난 9일 국회에서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 가격이 상승하고 가계부채 증가세도 연초보다 늘었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인하 지연 영향도 적지 않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 9일(현지시간) 의회에 제출한 통화정책 보고서에서 “물가 하락세가 지속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지표가 더 나와야 금리 인하가 가능하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국내의 경우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전년동월대비 2.4%)은 11개월 만에 가장 낮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방식의 근원물가(식료품·에너지 제외) 상승률도 2.2%까지 떨어졌다.

 

이는 이 총재가 금리 인하 전제 조건으로 언급한 ‘하반기 2.3∼2.4%’ 근접한 수준이다.

 

이에 시장 및 전문가들은 오는 9월 미국 연준의 금리 인하 예상에 맞춰 한은 역시 10월이나 11월에 금리를 낮출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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