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운-紙說] 꽃 피는 봄날, 마음의 꽃을 피워라

이정우 기자 / 2026-03-29 11:00:45
- '법구경'이 전하는 덕의 향기가 세상을 밝히는 이치
- 꽃은 지지만 공덕은 남는 수행자의 삶

 불자 여러분, 아침저녁으로는 아직 서늘한 기운이 남아 있으나, 한낮에는 웃옷을 벗어도 좋을 만큼 따사로움을 넘어 때로는 더위까지 느껴지는 완연한 봄이 우리 곁에 와 있습니다. 남녘에서는 이미 꽃망울을 터뜨린 벚꽃이 만개하여 온 세상을 화사하게 물들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화려한 봄의 풍경 속에서 우리는 한 가지를 되돌아보아야 합니다. 과연 우리의 마음에도 이와 같은 꽃이 피어 있는가 하는 물음입니다.

 

 부처님께서는 '법구경'에서 말씀하셨습니다. “꽃은 향기로 세상을 물들이지만, 덕을 갖춘 사람의 향기는 바람을 거슬러 멀리 퍼진다.” 겉으로 드러나는 아름다움은 한때에 지나지만, 마음에서 피어나는 덕과 자비의 향기는 오래도록 세상을 밝히는 힘이 됩니다.

 

 봄의 꽃은 저절로 피는 것 같지만, 그 이면에는 긴 겨울을 견딘 인내와 보이지 않는 준비가

 △사진=세계불교세심종(개운정사) 개운대사
있었습니다. 수행자의 삶 또한 그러합니다. 지금의 한 생각, 오늘의 작은 실천이 쌓여 어느 날 마음의 꽃으로 피어나게 됩니다. 그러나 우리는 종종 그 과정을 잊고 결과만을 바라보며 조급해합니다.

 

 '화엄경'에서는 이렇게 설하고 있습니다. “마음이 청정하면 그 국토 또한 청정하다.” 이 말씀은 우리가 바라보는 세상이 곧 우리의 마음을 비추는 거울임을 일깨워 줍니다. 마음이 흐리면 세상도 흐려 보이고, 마음이 맑으면 세상 또한 밝게 보입니다. 그러므로 수행자는 밖을 바꾸려 하기보다 먼저 자신의 마음을 닦는 데 힘써야 합니다.

 

 불자 여러분, 꽃이 피는 이 계절에 우리는 더욱 경계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화려한 모습에 마음을 빼앗겨 본질을 잊는 일입니다. 꽃은 피고 지는 것이 자연의 이치이듯, 우리의 삶 또한 무상함 속에 놓여 있습니다. '금강경'에서는 “일체 유위법은 꿈과 같고, 물거품과 같으며, 이슬과 같고 번개와 같다”고 하셨습니다. 지금의 아름다움도, 기쁨도, 괴로움도 모두 잠시 머무는 것일 뿐입니다.

 

이 무상함을 바로 알 때, 우리는 집착에서 벗어나 진정한 자유를 얻을 수 있습니다. 꽃이 지는 것을 슬퍼하기보다, 그 순간의 아름다움을 감사히 받아들이는 마음이 바로 수행자의 자세입니다.

 

또한 봄은 나눔의 계절이기도 합니다. 꽃이 홀로 피지 않고 서로 어우러져 풍경을 이루듯이, 우리의 삶 또한 서로를 향한 배려와 나눔 속에서 더욱 빛을 발합니다. 부처님께서는 “자비는 나와 남을 함께 이롭게 하는 길”이라 하셨습니다. 한 번의 따뜻한 말, 작은 배려 하나가 누군가에게는 큰 위로가 될 수 있습니다.

 

 불자 여러분, 이 봄날, 마음속에 어떤 꽃을 피울 것인가는 각자의 선택에 달려 있습니다. 미움의 씨앗을 심으면 괴로움의 꽃이 피고, 자비의 씨앗을 심으면 평화의 꽃이 피어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늘 스스로에게 물어야 합니다. 

 

불자 여러분은 지금 각자 내 마음에는 어떤 씨앗이 자라고 있는가를... 완연한 봄 속에서 자연은 이미 제 모습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의 차례입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마음에 새기고, 자비와 지혜의 씨앗을 키워, 각자의 삶 속에서 각자의 향기로운 꽃을 피워내시기 바랍니다. 그리하여 여러분 한 사람, 한 사람이 피워낸 마음의 꽃이 이 세상을 더욱 따뜻하고 밝게 만드는 큰 연꽃이 되기를 간절히 발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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