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10%P 격차 행정명령 파장...한국, 미국 자동차 시장 경쟁력 일본에 밀려

김재훈 기자 / 2025-09-05 11:01:36
트럼프, '일본산 자동차 관세 15%로' ...한국은 아직도 25%

[HBN뉴스 = 김재훈 기자] 미국 자동차 시장을 놓고 최대 경쟁국인 일본산 대미 관세 인하가 먼저 현실화되면서 한국 업계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평택항 자동차부두. [사진=경기평택항만공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미국과 일본의 무역 합의를 공식적으로 이행하기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번 행정명령에는 일본 자동차와 자동차부품에 부과해온 25%의 품목별 관세를 15%로 낮춘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관련 후속 절차는 행정명령 관보 게시 후 7일 내로 하라고 지시돼 다음주부터 적용된다. 

 

이에 비해 한국 정부는 지난 7월 30일 무역 협상을 통해 자동차 관세를 15%로 낮추기로 합의했으나 아직 이를 이행하기 위한 행정명령은 나오지 않아 업계는 경쟁력 악화를 우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국은 그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미국에 자동차를 무관세로 수출했었다. 일본은 2.5%의 관세를 적용받았다. 그러나 이번 미국의 행정명령에 따라 일본산은 15%, 한국산은 25% 관세를 행정명령이 지연되는 한 계속 부가받게 돼 가격 경쟁력에서 밀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현대차·기아는 지난 2분기 미국 관세로 인해 영업이익이 1조6142억원 감소했다. 작년 동기 대비 현대차는 15.8%, 기아는 24.1% 감소했다. 그럼에도 현대차·기아는 현지에서 울며 겨자먹기로 관세로 인한 손해를 감수하며 가격인상을 자제한 상태에서 판매하는 실정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8월 현대차·기아의 미국 합산 판매량이 17만9455대로 작년 동월 대비 10.9% 증가했다고 지난 4일 밝혔다. 월별 기준 역대 최대 규모다. 

 

복수의 국내 자동차 업계 관계자들은 "미국 시장에서 일본 차에 대한 관세가 먼저 인하돼 우리 업계가 극히 불리할 수밖에 없다. 조속한 관세인하가 절실하다"고 입을 모은다. 

 

정부는 미국의 이번 행정명령 내용과 이후 실제 관세 인하 과정을 주시하면서 한국 자동차 관세 인하를 위한 협의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미일 협의 동향을 꼼꼼히 살피고 전반적 국익과 업계의 이익을 함께 모색해 미국 측과 긴밀한 협의를 이어가겠다"고 주장했다. 

    [ⓒ HBN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