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담지설] 하안거의 쉼처럼, 뜨거운 계절 속 자비를 닦으라

편집국 / 2025-08-03 12:09:48
-법담 스님 “마음의 탐·진·치를 여의고 내면의 불꽃을 진리로 꺼야”
-계절을 이기는 수행자처럼, 외부 환경에 휘둘리지 않는 평정심을 일깨워

하안거의 쉼처럼, 불타는 여름 속에서도 고요히 머무르라

 

불자 여러분, 찬란한 여름볕 아래 고요한 마음으로 법의 향기를 음미해보는 이 아침, 여러분 모두 평안하신지요.

 

연일 섭씨 40도를 오르내리는 이례적인 폭염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장마는 소리 없이 지나

 △사진=대한불교 성불조계종 법담 종정
갔지만, 뒤따라온 불볕더위는 도시와 시골, 강과 산을 가리지 않고 우리의 몸과 마음을 지치게 합니다. 농사는 가뭄과 병해충으로 힘들고, 거리의 노인들과 아이들, 나약한 생명들까지 이 더위에 신음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불자 여러분, 자연의 변화는 곧 수행의 기회입니다. 더위와 추위, 슬픔과 괴로움은 삶의 일면일 뿐, 마음의 등불을 켜는 수행자는 외부의 환경에 휘둘리지 않습니다. '하안거(夏安居)'는 단순한 고요한 쉼이 아닙니다. 지혜를 익히고 자비를 기르며, 내면의 탐·진·치를 여의는 정진의 시간입니다. 지금 이 여름, 폭염 속에서 나의 마음도 함께 타들어가는 것 같다면, 그 안에서 자비와 지혜의 씨앗을 틔울 수 있어야 합니다.

 

'법구경'에는 다음과 같은 부처님의 말씀이 나옵니다. "자기 자신을 이기기보다 더 큰 승리는 없다."또한 '숫타니파타'에서는 말씀하십니다. "세상의 불꽃은 꺼지지 않는다. 그러나 마음속의 욕망을 껴안고 있으면 그 불꽃은 스스로를 태운다."

 

불자들이여, 이 말씀을 깊이 새기십시오. 

 

무더위에 짜증을 내고, 피곤에 지쳐 타인을 원망하고, 몸이 힘들다고 마음을 무너뜨리기 쉬운 계절입니다. 이럴 때일수록 내면을 바라보고, 내 마음의 불씨를 진리의 물로 적시는 수행을 해야 할 때입니다.

 

이 여름이 끝나고 나면 곧 가을이 오겠지요. 그러나 불자의 길에는 ‘가을의 평온함’이 계절을 기다리지 않아도, 지금 이 순간 내 안에서 피어날 수 있어야 합니다. 여러분의 하루가 부처님의 가르침 안에서 평온히 숨 쉬고, 여러분 곁의 가족과 이웃에게 자비가 흐르기를 축원합니다.

 

더위 속에서도 정진하는 모든 불자님들께, 부처님의 자비와 지혜가 그늘처럼 함께하시기를 간절히 빕니다.

 

감사합니다.

 

— 대한불교 성불조계종 종정 법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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