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전 대표 '비형식적 보고' 진술 파장, 재판부 엄격잣대 예고
[HBN뉴스 = 이동훈 기자]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 센터장이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혐의 1심 무죄 판결로 사법 리스크를 일부 덜어냈지만, 계열사의 인수합병(M&A) 관련 재판으로 다시금 법정에 설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바람픽쳐스 인수 관련 배임 의혹 재판이 새로운 변수로 떠오른 모습이다.
4일 재계에 따르면, 최근 카카오 안팎에서는 김 센터장의 경영 쇄신 작업과 함께 조직 안정화에 대한 기대감이 형성된 바 있다. 카카오톡 피드형 친구탭 서비스 개편 관련 혼선 등으로 불거진 리더십 공백 우려 속에서, SM 사태 1심 무죄 판결은 창업자가 경영 전면에 나서 신사업 등에 속도를 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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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범수 카카오 창업주 [사진=연합뉴스] |
그러나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이하 카카오엔터)의 드라마 제작사 ‘바람픽쳐스’ 인수와 관련된 항소심 재판에서 김 센터장의 증인 소환 가능성이 언급되며 상황이 다소 변하고 있다.
지난 3일 서울고법 형사3부 심리로 열린 김성수 전 카카오엔터 대표 등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 위반(배임) 혐의 항소심 3차 공판에서는 본사 차원의 보고 및 내부 통제 절차가 주요 쟁점으로 다뤄졌다.
이날 김 전 대표는 “김(범수) 위원장(센터장)에게 보고 형태가 아닌 비형식적으로 말씀드렸다”며 “바람픽쳐스 실소유자가 우리 회사의 직원이니까 비싸게 안 사도 될것 같아서 다행이라는 내용으로 대화를 나눴다”고 진술했다.
이에 재판부는 사내 윤리경영실 임원에게 구두로 상황을 공유하고 주의를 당부한 수준의 조치를 적절한 내부 통제로 인정할 수 있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아울러 특수관계인이라는 점을 의식해 100억 원가량 낮은 가격에 매수했다는 주장 만으로는 정당한 검증 절차를 거쳤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단순한 기업가치 산정을 넘어, 이해상충 문제와 배임 소지 등을 보다 엄격하고 구체적으로 검토했어야 한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재판부는 “본사에서 특수관계인과의 거래에 대한 보고를 받았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국내 타 재판 등으로 머물고 있는 김 센터장의 소환 가능성을 시사했다.
김 전 대표 측은 직위의 부담을 이유로 김 센터장 대신 송지호 센터장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해외 체류 중인 송 센터장보다 국내에 머물고 있는 김 센터장의 소환이 더 수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검찰과 피고 측의 증인이 출석하지 않을 경우 기존 기록만으로 판결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재판부는 가격 산정 결과를 넘어 특수관계인과의 거래를 검토하는 내부 검증 과정의 타당성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내달 7일로 예정된 마지막 공판기일에 김 센터장의 출석 여부가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업계 안팎에서는 법정 진술 내용처럼 수백억 원대 M&A와 관련된 경영진 간 소통이 비형식적 대화에 그쳤다면, 사내 공식적인 의사결정 및 검토 절차가 미흡했던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IT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 유연성을 강조하던 카카오의 ‘스타트업식’ 조직 문화가 규모가 커진 현재 시점에서는 거버넌스 취약성으로 비칠 여지가 있다”며 “시스템에 기반한 리스크 관리 역량을 입증해야 할 시점”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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