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홀로 ‘사기고소장’ 작성할 수 있지만…실무 해법은 ‘편취 범의’

신민규 기자 / 2026-10-16 13:16:54

[HBN뉴스=신민규 기자] 최근 가상자산 투자리딩방, 부동산 사업 투자, 지인 간 금전 거래 등 사기 피해를 호소하며 형사 고소장 제출을 고민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생성형 AI가 발전하고 고액의 수임료가 부담되면서, 사기고소장을 홀로 작성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하지만 가해자가 처벌받고 피해금이 회복되기를 바라는 열망과 달리, 정작 고소장을 제출하고도 수사기관 단계에서 불송치 처분을 받고 좌절하는 피해자도 적지 않다.

 

 

형법 제347조(사기)에 따르면 사람을 기망하여 재물의 교부를 받거나 재산상의 이득을 취득한 자는 최대 2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원래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이었으나 지난해 12월 개정안이 발효되면서 처벌 수위가 대폭 상향되었다.

 

법무법인 대륜 이준학 변호사

 

그렇기에 수사 과정에서 피고소인의 형사 책임이 명확히 드러날 경우, 피고소인은 실형 선고나 구속 수사라는 중대한 사법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 피해자와의 형사 합의 및 피해 보상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밖에 없다. 실제로 집행유예 비율의 경우 상해 및 폭행이 60%, 절도 및 강도가 40% 내외인 것에 비해 사기죄는 약 25%에 불과하다는 점만 봐도, 사기 범죄의 죄질이 얼마나 나쁘고 피해 규모가 심각한지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단지 '돈을 가져가서 돌려주지 않는다'거나 '투자 수익을 내주지 않았다'는 사실 나열만으로는 사기죄는 물론 형사사건의 성립요건을 충족하기 어렵다. 수사기관과 법원은 금전 거래 당시 피고소인에게 편취의 고의(기망행위)가 있었는지를 엄격하게 판단하기 때문이다.

 

거래 당시에는 변제할 의사와 능력이 있었으나 이후 경제적 사정 악화로 약속을 이행하지 못한 것은 단순한 민사상 '채무불이행'에 불과하여 형사 처벌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

 

 

실무적으로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는 오류는 개인적 억울함을 호소하며 정형화된 간이 고소장 양식에 사실관계만 나열해 제출하는 행위다. 피고소인의 기망행위와 편취 고의를 입증할 객관적 증거가 결여된 고소장은 수사관에게 민사 사안이라는 인상을 주어 불송치 결정으로 이어지기 쉽고, 자칫 피고소인에게 무고죄 역고소의 빌미를 제공하는 결정적 계기가 될 수 있다.

 

 

그렇다면 수사기관이 신속하게 수사에 착수하도록 만드는 '정교한 고소장'은 어떻게 작성해야 할까. 수사기관의 불송치 처분을 막으려면 대법원 판례(2007도10416 등)가 판시한 '행위 당시의 편취범의'를 입증하는 고소장 구조화 작업이 필수적이다. 고소인이 직접 고소장을 작성할 때 핵심은 단순히 "돈을 안 갚는다"는 하소연이 아니라, 수사관이 피고소인을 부를 수밖에 없는 구체적 법리 분석과 수사 단서를 고소장에 직접 적시하는 것이다.

 

 

우선, 금전 교부 당시 피고소인이 타인에 대한 채무초과 상태였음을 추정할 수 있는 정황(국세·지방세 체납, 다수 채권자의 독촉 정황 등)을 명시하고, 정해진 용도와 다르게 돈을 사용했다는, 이른바 '용도기망'을 정밀하게 입증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약정된 목적(사업 자금, 물품 대금 등)과 달리 피고소인이 타 채무 돌려막기나 개인 유흥으로 금전을 소비했음을 입증할 대화록·제안서 등을 범죄사실 목록에 배치해야 한다. 나아가 고소장 말미에 피고소인 명의 금융계좌 추적과 통신사실 확인자료 제공을 수사기관에 명확히 요청하는 내용을 담아야 한다.

 

 

법무법인 대륜 고양 분사무소 이준학 변호사는 "사기죄 고소는 민사상 채무불이행과의 경계를 법리적 기망 구조로 명확히 구분해 내는 것이 중요하며 수사관이 고소인 조사만으로도 피의자의 변제능력 결여와 용도기망 혐의점을 즉시 파악할 수 있도록 고소장 단계부터 입증책임의 세부 요건을 완벽히 정립해야 한다"며 "단순한 사실 나열에서 벗어나 금전 거래 당시의 신용 상태 분석, 용도기망에 따른 편취 고의 소명, 그리고 수사기관에 피의자 계좌 추적 영장 신청을 직접 적시하는 등 고소장을 고도화해야 불송치 위험을 차단하고 형사 기소를 이끌어낼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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