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비엔=홍세기 기자] 롯데택배 소속 40대 기사가 매주 평균 70시간이 넘는 노동에 시달리다 결국 뇌출혈로 쓰러졌다.
택배노동자과로사대책위원회는 19일 롯데택배 성남 창곡대리점 소속 택배기사인 40대 김모씨가 지난 8일 집에서 뇌출혈로 쓰러져 중환자실에 입원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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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글로벌로지스 롯데택배. |
대책위는 이날 중구 롯데글로벌로지스 앞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김씨는 주 6일 근무로 하루 13∼14시간 근무하면서 주당 평균 70시간 넘게 일하는 등 장시간 노동에 시달렸다”며 “평소 월 5000개 수준의 물량을 배달했다”고 말했다.
근무 당시 김씨는 오전 6시30분까지 출근한 후 오후 9시를 넘기며 일하는 날이 많았고, 배송 물량이 많을 때는 일요일에도 출근해 근무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책위는 “김씨가 일하던 서울복합물류센터는 지난해 6월13일 다른 롯데택배 노동자가 과로로 인한 뇌출혈로 쓰러진 적이 있는 곳이다”라며 “해당 물류센터는 택배 노동자들이 출근 후 손수 레일을 설치해야만 분류작업이 시작될 수 있는 구조라 분류인력이 투입된 뒤에도 노동시간 단축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노동조합은 구조적 문제를 지적하고 실질적 대책 마련을 지속해서 촉구해왔지만, 원청인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사실상 이를 방치해왔다”며 “열악한 택배 현장을 개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대책위는 롯데택배 노동자 210명을 대상으로 지난 12∼13일 진행한 사회적 합의 이행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한 노동자 가운데 절반인 105명이 ‘분류작업을 직접 한다’고 답했다. 또 이 가운데 64명은 ‘분류작업 수행에 대한 비용을 지급받지 않고 있다’고 응답했다.
대책위는 “사회적 합의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 롯데글로벌로지스를 규탄한다”며 “이를 지키지 않고 있는 터미널에 대해 사회적 합의 이행 여부를 점검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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