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용화 문턱 높은 휴머노이드...현대차는 왜 보스턴다이내믹스를 품나

김재훈 기자 / 2026-06-19 13:46:45
글로벌 휴머노이드 시장 연평균 39% 성장...피지컬 AI 경쟁 본격화
미국은 AI, 중국은 가격 우위…현대차는 공장 실증으로 상용화 승부

[HBN뉴스 = 김재훈 기자]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이 인공지능(AI) 기술 발전과 제조 자동화 수요를 타고 빠르게 커지고 있다. 아직 가격과 성능 그리고 투자수익률(ROI) 논란이 남아 있지만, 현대자동차그룹은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배력을 강화하며 피지컬 AI 시장 선점에 나서는 모습이다.


19일 매일경제 등 언론보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소프트뱅크가 보유한 보스턴다이내믹스 잔여 지분 인수를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거래가 마무리되면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현대글로비스 등 그룹사가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 전량을 보유하게 된다. 

‘아틀라스’가 고스트 라보나 킥 동작을 어떻게 구현했는지 설명하는 모습. [사진=현대차]

이번 지분 정리는 단순한 계열사 지분 재편을 넘어 현대차그룹의 로봇 사업 전략과 맞닿아 있다.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완전 자회사로 편입할 경우 의사결정 구조가 단순해지고,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의 상용화와 향후 기업공개(IPO) 추진에도 유리한 고지를 밟는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마켓앤마켓(MarketsAndMarkets)에 따르면 글로벌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은 2024년 20억2000만달러(약 3조1000억원) 규모에서 2030년 152억6000만달러(약 23조4760억원) 수준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연평균 성장률은 39%를 웃돈다. 골드만삭스 역시 향후 10년간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이 연평균 38%의 고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예측한 바 있다. 출하량도 2025년 1만대 초반 수준에서 2035년 100만대 이상으로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경쟁 구도는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미국은 테슬라, 피규어AI, 보스턴다이내믹스 등을 중심으로 AI 소프트웨어와 로봇 제어 기술을 앞세우고 있다. 반면 중국은 부품 공급망과 대량생산 능력,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 미국이 ‘AI 두뇌’에 강점을 보인다면, 중국은 ‘제조 원가’와 ‘공급망’에서 우위를 보이는 구조다.

이 틈에서 현대차그룹의 차별점은 실제 제조 현장이다. 휴머노이드 로봇은 실험실 기술만으로 상용화가 어렵다. 자동차 조립, 물류, 부품 이송, 위험 작업 등 실제 현장에서 반복 검증을 거쳐야 한다.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완성차 생산망과 물류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어 보스턴다이내믹스의 로봇 기술을 현장에 적용하고 데이터를 축적할 수 있다.

현대차가 휴머노이드에 주목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자동차 공장은 고정밀 반복 작업과 부품 이송, 설비 점검, 위험 구역 작업 등이 복합적으로 이뤄지는 공간이다. 사람 형태에 가까운 휴머노이드가 기존 설비 환경에 적응할 수 있다면 공장 자동화의 방식 자체가 바뀔 수 있다.

상용화 문턱이 높다는 현실적인 과제는 남아 있다. 휴머노이드 로봇은 고가 장비인 데다 유지·보수 비용도 만만치 않다. 배터리 지속 시간, 균형 제어, 물체 인식, 예외 상황 대응 능력도 아직 개선 과제로 꼽힌다. 생산 현장에 투입하려면 단순히 걷고 물건을 드는 수준을 넘어 안전성, 내구성, 작업 효율을 입증해야 한다.

노동시장에 미칠 영향 역시 변수다. 휴머노이드 로봇이 제조 현장에 본격 투입될 경우 노동 대체 논란과 노사 갈등이 커질 수 있다.

ROI 논란도 남아 있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등에 따르면 보스턴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 대당 가격은 일반 근로자 연봉의 3배 이상인 약 2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로봇 한 대의 가격과 유지 비용이 근로자 인건비를 크게 웃돈다면 기업 입장에서는 도입 명분이 약해질 수 있다. 공장 시스템을 로봇 중심으로 재설계해야 하는 비용까지 고려하면 단기적인 비용 절감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의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배력 강화는 단기 수익보다 장기 산업 전환을 겨냥한 투자로 보인다”며 “피지컬 AI가 전기차와 자율주행 이후 미래 모빌리티 산업의 핵심 축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점에서 전략적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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