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칼 이사회, 자사주 44만44주 복지기금 출연 결정
[HBN뉴스 = 김재훈 기자] 경찰이 한진칼의 자사주 사내근로복지기금 출연을 둘러싼 배임 혐의로 강제수사에 나섰다. 호반그룹이 한진칼 지분 증가를 공시한 지 사흘 뒤 한진칼 이사회가 의결권 없는 자사주 0.66%를 복지기금에 출연하기로 결정하면서, 그 시점과 출연 결정 과정이 쟁점으로 떠올랐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금융범죄수사대는 최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배임 등 혐의로 한진칼 등을 압수수색했다.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가 지난해 5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류경표 한진칼 대표를 고발한 이후 약 1년4개월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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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진칼 본사 모습 [사진=한진칼] |
고발 단체가 문제 삼은 것은 지난해 5월 이뤄진 한진칼의 자사주 출연이다.
호반그룹은 지난해 5월 12일 한진칼 지분을 기존 17.44%에서 18.46%로 늘렸다고 공시했다. 사흘 뒤인 15일 한진칼 이사회는 보유 중이던 자사주 44만44주를 사내근로복지기금에 출연하기로 결정했다.
출연 대상은 전체 발행주식의 0.66%다. 당시 밝힌 처분 대상 가격은 주당 15만600원으로, 공시상 처분예정금액은 약 662억7000만원이었다.
자사주는 회사가 보유하는 동안 의결권이 없다. 복지기금에 이전되면 기금이 보유한 주식으로 바뀌면서 의결권이 생긴다. 한진칼은 지난해 8월 출연 절차를 마무리했고 복지기금이 보유한 0.66%에도 의결권이 부여됐다.
한진칼은 자사주 출연 당시 임직원 복지 향상과 사내근로복지기금의 안정적 운영 등을 위한 조치였다고 설명했다. 아시아나항공 편입에 따른 임직원 만족도 제고와 기금 운영의 안정성·독립성, 회사 재무구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는 것이다. 이번 압수수색과 관련한 한진칼의 별도 입장은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았다.
고발 단체는 호반그룹이 지분을 확대하는 상황에서 회사가 보유한 자사주를 복지기금에 출연해 의결권이 생기도록 한 것이 경영권 방어를 위한 조치였다는 취지로 문제를 제기했다.
경찰의 이번 강제수사는 이 같은 고발 내용을 토대로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단계다. 자사주 출연이 실제 경영권 방어를 목적으로 이뤄졌는지, 해당 결정에 배임 혐의가 성립하는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호반그룹은 이후에도 한진칼 주식을 추가 매입해 올해 7월 지분을 20.15%까지 끌어올렸다. 호반 측은 보유 목적을 ‘단순 투자’로 신고하고 있다.
올해 3월 말 기준 조 회장 및 특수관계인 지분은 20.57%이며 여기에는 사내근로복지기금 보유분 0.66%가 포함돼 있다. 델타항공과 산업은행 등 조 회장 측 우호세력으로 분류되는 주요 주주까지 고려하면 경영권 향방을 양측 지분율만으로 판단하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이번 수사에서는 호반그룹의 지분 증가 공시 직후 이뤄진 자사주 출연의 경위와 당시 이사회 논의 과정 등이 주요 쟁점으로 거론된다. 경찰이 해당 출연과 배임 혐의 사이의 연관성을 어떻게 판단할지가 향후 한진칼 지배구조 논의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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