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쿼터 초과 물량 대상 50% 관세 부과 움직임
[HBN뉴스 = 박정수 기자] 철강업계의 속이 타들어가고 있다.
지난 14일 한·미 정부가 최근 협상 결과를 담은 팩트시트를 발표하면서 한국산 자동차 관세를 25%에서 15%로 조정하는 합의안을 담았지만 한국산 철강 50% 관세에 대한 언급은 포함되지 않아 그대로 굳어진 형국이다. 나아가 유럽연합(EU)도 철강 쿼터제 축소와 50% 관세 적용을 예고했다. 복수 국가에서도 한국산 제품에 대한 덤핑방지관세를 잇달아 추진하는 상황이다.
![]() |
| 평택항에 있는 철갇체품. [사진=연합뉴스] |
한·미 정부 협상과정에서 철강 관세에 대한 변변한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지는 가운데 결국 50% 관세 유지로 굳어졌다. 트럼프 행정부가 무역확장법 232조를 통해 철강을 '안보 핵심 품목'으로 분류하고 수입 철강 품목을 고율 관세 적용 대상으로 하는데 요지부동이었기 때문이다.
미국은 올해 초 철강과 알루미늄에 각각 25%, 10%의 관세를 부과했고, 6월에는 철강 관세율을 50%까지 상향했다. 현재 철강을 포함한 407개 품목에 개별 관세가 적용되고 있고 최근에는 약 700개 추가 품목에 대한 관세 부과 여부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고관세 조치로 국내 철강업계가 대미 수출에 타격을 받고 있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미국의 관세가 25%에서 50%로 인상된 6월 이후인 7월과 8월 수출이 각각 21.6%, 29% 줄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대미 철강 수출액은 27억8958만 달러로, 지난해 보다 16%나 감소했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올해 미국에 내야 할 관세만 약 4000억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EU의 움직임도 `철강업계를 압박한다. EU는 기존 세이프가드를 대체하는 새로운 제도 도입을 예고했는데, 수입 쿼터를 47% 축소하고 쿼터 초과 물량의 관세율을 25%에서 50%로 상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EU의 일반 입법 이행 절차를 거쳐 기존 철강 세이프가드 조치 만료 시점인 내년 6월 말까지 회원국 투표를 통해 도입될 전망이다.
한국의 지난해 EU 철강 수출량은 381만5000톤규모인데 EU가 새 제도를 확정해 강행할 경우 지난해 수출량을 예로 들면 우리가 받을 쿼터 총량은 약 202만톤 수준이고 이를 넘어서는 약 179만톤에 대해 관세가 부과되는 식이다.
말레이시아는 이달 1일부터 2030년 10월 31일까지 한국, 중국, 베트남산 아연도금 코일과 강판에 2~31% 수준의 최종 덤핑방지관세(AD)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일본 정부는 최근 한국산 용융아연도금강판(GI)에 대한 반덤핑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 HBN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