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정지 처분·집단소송법 도입 정부에 촉구
[HBN뉴스 = 홍세기 기자]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가 KT의 개인정보 유출 보상안을 "보상이 아닌 국민 기만"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정부의 영업정지 처분과 집단소송법 도입을 촉구했다.
참여연대는 지난 1일 논평을 통해 "KT가 내놓은 위약금 면제와 데이터 100GB 추가 제공 등은 사태의 심각성을 전혀 반영하지 못한 책임 회피용 대책이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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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시민이 서울 kt 판매점 앞을 지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특히 참여연대는 위약금 면제를 '보상'으로 표현하는 것이 부당하다고 지적했다.
참여연대는 "위약금 면제는 개인정보 보호라는 계약상 책임을 이행하지 못한 기업이 당연히 져야 할 법적 의무이지 보상이 아니다"라고 명확히 했다.
◆ SK텔레콤과의 기간 비교 지적
참여연대는 SK텔레콤과 비교하며 비판의 강도를 높였다.
참여연대는 "앞서 SKT 사태 당시 분쟁조정위원회가 권고했던 '6개월 위약금 면제'를 2주로 축소 발표한 것은 국민을 우롱하는 꼼수다"라고 지적했다.
KT의 위약금 면제 기간은 오는 13일까지 2주에 불과하다. 반면 SK텔레콤은 지난 7월 같은 조치에 대해 6개월의 위약금을 면제했다.
민관합동조사단의 최종 조사 결과는 KT의 보안 부실이 SK텔레콤보다 훨씬 더 심각함을 보여줬다. 참여연대도 "이번 KT 사태가 과거 SKT나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사례보다 훨씬 심각하다"고 주장했다.
조사단 발표에 따르면, KT는 94대의 서버에 103종의 악성코드가 설치된 상태로 방치됐으며, 소형 기지국인 '펨토셀'까지 동원되어 해킹과 도청 위험을 키웠다. 이는 SK텔레콤의 33종 악성코드보다 3배 이상 많은 규모다.
더 심각한 것은 전 이용자의 음성통화와 문자 도청 위험 노출이다. 불법 펨토셀로 인해 통신 암호화가 해제되고 평문의 인증정보 등이 공격자에게 노출될 수 있었다.
◆ 증거인멸 정황..."후안무치의 전형"
참여연대가 특히 강조한 것은 KT의 사건 대응 태도다. KT는 지난 3월 이미 감염 서버를 발견했음에도 정부에 신고하지 않고, 서버 31대의 코드를 삭제하는 증거인멸을 시도했다.
참여연대는 "해외 보안전문지의 경고에도 문제가 없다는 입장만 반복하다가 무단결제 피해가 확산되자 마지못해 신고한 것은 후안무치의 전형이다"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참여연대는 KT의 보상안 각 항목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KT 보상안의 구성은 다음과 같다. ▲위약금 면제 (2주, 9월 1일 이후 해지자 소급 적용) ▲데이터 제공(매달 100GB, 6개월간) ▲OTT 서비스(2종 중 1개 6개월 이용권) ▲기타(로밍 50% 할인, 멤버십 할인 등) 이다.
참여연대는 "월평균 사용량을 상회하는 데이터 제공이나 향후 보안 투자 계획 역시 사후약방문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직접적인 요금 할인이 없다는 점이다. SK텔레콤이 8월 한 달간 50% 요금 할인을 제공한 것과 대비된다.
이에 KT 관계자는 "일회성이 아닌 장기적 혜택 프로그램을 제공하기 위해 요금 할인은 넣지 않았다"고 설명했으나, 참여연대는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
◆ "1인당 최소 30만원 현금 보상"...KT의 태도 변화 촉구
참여연대는 정부와 국회에 다음과 같은 구체적 조치를 촉구했다. ▲1인당 최소 30만원 수준의 현금 보상 ▲KT에 대한 즉각적인 영업정지 처분 ▲징벌적 손해배상 및 집단소송법 도입 등이다.
이 기준은 선례와도 일맥상통한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SK텔레콤에 1인당 30만원 배상을 권고했으며, 쿠팡 사건에서도 유사한 수준의 배상이 논의되고 있다.
또 참여연대는 KT의 태도 변화를 촉구하며 강한 경고를 제시했다.
참여연대 관계자는 "KT가 SKT처럼 분쟁조정안을 거부하고 국민과 소송전을 벌인다면 쿠팡과 함께 사라질 각오를 해야 할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또 "국회는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의 재발 방지를 위해 증거개시제도 등 실효성 있는 법안을 즉각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집단소송제 도입 과제
참여연대가 반복적으로 강조하는 것은 법제 개선의 필요성이다. 현재 한국에서 집단소송제는 증권 분야에만 제한적으로 도입돼 있다.
개인정보 유출 같은 광범위한 소비자 피해 사건에서는 피해자들이 개별적으로 소송을 제기하거나 분쟁조정을 신청해야 한다. 이 때문에 기업들이 보상을 최소화하려는 유인이 작용하는 구조다.
집단소송제가 도입되면 피해자들이 집단으로 소송을 제기할 수 있게 돼, 기업들도 더 이상 보상을 미루거나 축소할 수 없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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