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원(14%) 내리고, 데이터는 86GB(78%) 줄어
[하비엔=윤대헌 기자] SK텔레콤이 지난 5일 선보인 베이직플러스(데이터 24GB, 5만9000원) 요금제가 실제로는 ‘무늬만 중간요금제’라는 지적이다. 따라서 통신소비자들은 여전히 요금제 선택권을 침해당하는 ‘불공정 요금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9일 성명을 SK텔레콤의 이같은 중간요금제에 대해 ‘무늬만 중간요금제’라며 소비자들의 다양한 선택이 가능하도록 더욱 세분화된 중간요금제를 선보일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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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텔레콤 T타워. [사진=SK텔레콤] |
소비자주권시민회의에 따르면 그동안 통신요금제는 저렴한 요금제가 11GB이고, 그 다음 곧바로 110GB 넘어가 소비자들에게 양자택일을 강요했다. 이 때문에 소비자들은 다 사용하기도 힘든 110GB(6만9000원)의 고가 5G요금제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이에 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지자 SK텔레콤은 중간요금제를 내놨지만,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우선 소비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11GB와 110GB 사이에 다양하고 세분화된 중간 요금제가 없다.
일반요금제인 5GX플랜에서 베이직플러스(5만9000원) 24GB와 5GX레귤러(6만9000원) 110GB를 비교해 보면 1만원(14.5%)의 요금 차이가 있다. 하지만 데이터는 무려 86GB(78.2%)가 줄어든다.
따라서 소비자들은 5만9000원에 24GB를 사용하느니, 1만원을 더 주고 86GB 데이터를 더 사용할 수 있는 110GB(6만9000원)를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는 SK텔레콤이 업셀링(고객이 구매하려던 것보다 더 가격이 높은 상품이나 서비스 등을 구입하도록 유도하는 판매 방식) 효과를 통해 수익을 늘리려는 속셈이라는 게 소비자주권시민회의의 주장이다.
또 110GB(6만9000원)와 250GB(7만9000원) 사이에도 중간 요금제가 없다.
일반요금제인 5GX플랜의 5GX레귤러 110GB(6만9000원)와 5GX레귤러플러스 250GB(7만9000원)의 요금 차이는 1만원(12.7%)이지만, 데이터는 무려 140GB(56%)가 차이난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SK텔레콤의 이같은 판매 정책은 데이터를 무기로 소비자에게 비싼 요금제를 유도하는 것이다”라며 “이번에 24휴의 중간요금제를 신설했음에도 이 구간에는 요금제를 신설하지 않았다. 이는 통신사의 이익을 위한 요금 정책을 고수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또 온라인 전용요금제에도 중간요금제가 없다는 점도 꼬집었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온라인 전용요금제인 5G언택트 플랜의 5G언택트42 요금제(24GB, 4만2000원)와 5G언택트52 요금제(200GB, 5만2000원) 사이에 세분화된 중간요금제가 없다”며 “일반요금제와 마찬가지로 요금은 1만원(12%) 차이이지만, 데이터는 무려 88%인 176GB나 감소했다. 이 역시 데이터를 주로 사용하는 소비자들이 비싼 5만2000원의 200GB 요금제를 사용하도록 유도하는 업셀링일 뿐이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통3사는 소비자들이 비싼 요금제를 선택할 수밖에 없도록 하는 업셀링을 통해 수익을 늘려왔다. 이번 SK텔레콤의 24GB 중간요금제도 업셀링 요금전략을 유지하기 위한 전략일 뿐이다”라며 “월평균 데이터 사용량이 30GB 정도인 상황에서 원활한 서비스 이용을 위해 소비자들은 또 다시 110GB 데이터를 제공하는 요금제에 가입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더욱 다양하고 세분화된 데이터를 제공하는 요금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 4일 발표한 ‘무선통신서비스 가입 현황’에 따르면, 올해 5월 말 기준 5G 가입자 수는 2404만2638명으로, 이 가운데 SK텔레콤의 가입자 수는 1142만2997명으로 가장 많다.
또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의 2분기 합산 영업이익은 1조2158억원으로 추정된다. 통신사별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SK텔레콤 4592억원, KT 4975억원, LG유플러스는 2591억원이다. 이는 지난 1분기 합산 영업이익 1조3000억원을 돌파한데 이어 2개 분기 연속 1조원을 웃도는 영업이익이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SK텔레콤은 그동안 소비자들로부터 막대한 수익을 걷어온 만큼 이제는 소비자들에게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며 “따라서 조속히 다양하고 세분화된 중간요금제를 새롭게 출시해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보장하고, 소비자의 신뢰를 구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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