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 거점 다변화 필요, 리스크 관리 역량도 예의 주시
[HBN뉴스 = 이동훈 기자] LG디스플레이의 중국 시장 의존도가 여전히 구조적 리스크로 남았다는 지적이다. 애플 수요 확대와 중국 경쟁사들의 일시적 공백이 실적 개선의 주요 동력이 됐지만, 이 같은 성장 기반이 중국 생산·소비망에 깊이 연결돼 있다는 점에서 ‘탈중국’ 전략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올해 3분기 매출 6조9570억 원, 영업이익 4310억 원을 기록하며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냈다. 이는 아이폰 17 시리즈의 OLED 패널 공급 안정화와 아이패드 프로의 OLED 전환 효과가 크게 작용했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 BOE가 품질 문제로 애플 납품에 차질을 빚으면서, 그 공백을 LG디스플레이가 상당 부분 메운 것으로 분석된다.
![]() |
| LGD 파주사업장 전경 [사진=LG디스플레이] |
아이폰 17 시리즈는 출시 초기 중국 내 판매가 전년 대비 4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중국 내 애플 공급망을 통해 조립된 제품 수요 증가로 이어졌고, 결과적으로 LG디스플레이의 OLED 출하량 확대로 연결됐다. 업계에서는 “LG디스플레이가 아이폰 라인업의 전면 OLED화 수혜를 가장 직접적으로 입은 업체”라며, 중국 경쟁사의 부진이 오히려 호재가 된 아이러니한 상황이라고 평가한다.
LCD 사업 축소 이후 LG디스플레이는 기술 자산의 현금화에 주력하고 있다. 올해 누적 특허 로열티 수익은 999억 원으로, 지난해 연간 실적을 이미 넘어섰다. 이는 OLED 핵심 기술에 대한 라이선스 수익이 본격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기술력 강화는 동시에 분쟁의 불씨로도 작용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6월 미국 텍사스 동부연방법원에 중국 티안마를 상대로 LCD·OLED 특허 7건 침해 소송을 제기했고, 티안마는 12월 맞소송을 통해 반격에 나섰다. 양측은 10년 넘게 이어진 협상 불발과 기술 침해 주장 이력을 각각 근거로 내세우고 있다.
LG디스플레이의 회복은 중국 시장의 수요 확대 덕을 크게 봤다. 애플 제품의 중국 내 판매 호조는 LG디스플레이의 OLED 패널 수요 증가로 직결됐고, IT·모바일 주요 고객사들의 중국 내 생산망 의존도도 높아지고 있다. 완성차용 P-OLED 공급망에서도 중국 전장 부품사들과의 연계 비중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구조는 동시에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티안마, BOE, CSOT 등 중국 패널 업체들이 OLED 분야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며 기술 격차를 빠르게 좁히고 있다.
수익 회복의 배경이 중국 시장과 글로벌 IT 공급망에 깊이 얽혀 있는 만큼, 중국 내 수요 변동이나 경쟁 심화, 지정학적 리스크 등 대외 변수에 따른 실적 변동성을 예의 주시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시장은 LG디스플레이의 회복을 견인한 동시에 가장 큰 리스크 요인이 될 수 있다”며 “기술 격차가 줄어들수록 가격 경쟁 압박은 더 거세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 HBN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