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삼성전자도 ‘중국 설’ 표기…국가 무시 ‘얼빠진 마케팅’ 뭇매
[하비엔=윤대헌 기자] 지난 4일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 당시 ‘중국 설(Chinese New Year)’이라는 표현이 논란이 되고 있다. 이를 두고 서경덕 교수(성신여대)는 “문화 패권주의적 사고방식의 발로이자 올림픽 정신에도 위배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7일 서 교수는 자신의 SNS를 통해 “서구권 주요 도시의 차이나타운에서 설을 맞아 다양한 행사가 열렸고, 이로 인해 세계인들에게 ‘중국 설’로 인식돼온 것이 사실이긴 하지만, 올림픽 개막식에 등장시킨 것은 잘못된 것이며 전 세계 시청자들에게 오해의 소지를 남겼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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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 당시 ‘중국 설(Chinese New Year)’ 표기. [사진=서경덕 교수] |
설은 중국만의 명절이 아닌 한국을 비롯한 베트남, 필리핀 등 아시아 국가들이 기념하는 명절인 만큼 ‘음력설(Lunar New Year)’로 표기해야한다는 것이 서 교수의 주장이다.
서 교수는 “아시아권의 보편적인 문화를 중국만의 문화인 것처럼 소개하는 것은 문화 패권주의적 사고방식이자, 평화를 지향하는 올림픽 정신에도 위배되는 행위다”라고 말했다.
이같은 잘못된 표기는 중국 뿐만 아니라 글로벌 기업인 애플과 삼성전자에서 이미 사용했다는 점에서 더욱 논란이 일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음력 1월1일을 ‘중국 설(Chinese New Year)’로 표기해 논란을 일으킨 가운데 삼성전자 해외 법인 역시 홈페이지에 ‘중국 설’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벌어졌다.
삼성전자 필리핀 법인은 홈페이지에서 새해맞이 행사를 ‘중국 설’로 표기해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필리핀 뿐만 아니라 싱가포르, 뉴질랜드, 말레이시아 법인이 운영하고 있는 홈페이지 역시 모두 ‘중국 설’로 표기돼 있다.
삼성전자의 이같은 표기 논란은 스마트폰 최대 시장 중 하나인 중국시장의 눈치를 보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누리꾼들은 “장사도 좋지만 여러 나라의 문화를 침해하는 행위를 아무 거리낌 없이 자행하는 것은 글로벌 기업으로서는 해서는 안 될 일이다” “이재용 부회장이 급했나. 현재 재판을 받고 있는 와중에 또 다시 국민의 분노를 사다니” “장사꾼은 국가보다 이익이 우선?”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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