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N뉴스 = 이필선 기자] 최근 급등하는 원·달러 환율과 관련 24일 외환당국과 국민연금 등이 외환시장 안정을 위한 4자 협의체를 가동한 가운데 시장 안정을 위한 국민연금의 역할 요구를 강화할 것으로 보여 우려가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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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일 서울 명동 한 환전소 앞. [사진=연합뉴스] |
기획재정부는 이날 기재부와 보건복지부·한국은행·국민연금은 국민연금의 해외투자 확대 과정에서의 외환시장 영향 등을 점검하기 위한 4자 협의체를 구성했다면서 첫 회의를 개시했다고 밝혔다. 기재부는 앞으로 4자 협의체에서는 국민연금의 수익성과 외환시장의 안정을 조화롭게 달성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는 입장이다.
이날 첫 회의에서 국민연금의 대규모 해외 투자가 외환시장 수급에 미치는 변동성을 줄이는 방안을 비중 있게 다룬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국민연금을 환율 안정 수단에 적극동원하는 것은 국민의 노후자산 운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비판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이 회의에 앞서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 희의를 열고 "환율의 불안정성, 대내외 시장의 변동성 확대 등이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리스크도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면서 "기금운용본부는 국민연금의 수익성과 안정성을 지키기 위해 시장에 대한 면밀한 분석을 바탕으로 기민하게 대응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국내 증시 순매도 영향에 6거래일 연속 오르며 7개월 반 만에 최고치로 뛰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의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는 전 거래일보다 1.5원 오른 1477.1원이다. 이날 주간 거래 종가는 지난 4월 9일(1484.1원) 이후 7개월 반 만에 최고치다.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이 순매도로 돌아서면서 환율을 끌어올렸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 거래일보다 0.08% 오른 100.143 수준이다.
한국은행과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한국의 실질실효환율 지수는 올해 10월 말 기준 89.09(2020년=100)로, 한 달 전에 비해 1.44포인트p나 하락한 상태다. 간단히 말해 국제 교역에서 원화 구매력, 즉 원화 실질 가치가 다른 나라들에 비해 상당히 떨어져 있다는 의미다.
실질실효환율이란 한 나라 화폐가 상대국 화폐보다 실질적으로 어느 정도 구매력을 가졌는지 나타내는 환율이다. 기준 시점과 현재 시점 간의 상대적 환율 수준을 평가하는 방식인데 수치가 100을 넘으면 기준 연도 대비 고평가, 100보다 낮으면 저평가돼 있다고 간주한다.
올해 10월 말 기준 89.09는 이는 금융위기 때인 2009년 8월 말(88.88) 이후 무려 16년 2개월 만에 최저치다.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을 받으며 외환위기를 겪던 시점인 1998년 11월 말 86.63과 비교해도 크게 높지 않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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