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VS 지상파 3사 '법정 공방'...AI 시대 뉴스 저작권 쟁점 본격화

AI 학습 데이터 사용 대가 논란 수면 위로
콘텐츠 생산자·플랫폼 간 수익배분 재정립

이동훈 기자

rockrage@naver.com | 2026-06-15 10:41:09

[HBN뉴스 = 이동훈 기자] 생성형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뉴스 콘텐츠의 가치와 사용 대가를 둘러싼 갈등이 본격화되고 있다. 네이버와 지상파 방송 3사(KBS·MBC·SBS)가 법정에서 맞붙으면서 단순한 저작권 분쟁을 넘어 콘텐츠 생산자와 플랫폼 간 수익배분 구조를 둘러싼 새로운 전쟁이 시작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지난 11일 지상파 3사가 네이버를 상대로 제기한 저작권 침해중지 청구 소송의 다섯 번째 변론기일을 열었다.  

 

 네이버 성남 사옥 [사진=연합뉴스]

 

발단은 생성형 AI 학습 데이터다. 지상파 3사는 네이버가 생성형 AI ‘하이퍼클로바’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자사 뉴스 콘텐츠를 별도 동의 없이 학습 데이터로 활용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네이버는 “네이버는 서비스 개선, 새로운 서비스 개발을 위한 연구를 위해...정보를 이용할 수 있다”는 뉴스콘텐츠제휴 약관(제8조 제3항)을 근거로 합법적인 활용이라는 입장이다.

쟁점은 약관 해석에만 그치지 않는다. 네이버 측은 ‘사실의 전달에 불과한 시사보도’는 보호받지 못하는 저작물로 규정한 저작권법 조항을 들어, 기사가 저작권법상 보호받을 만한 창작성을 갖췄는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에 지상파 3사는 뉴스 기사가 단순한 정보 나열이 아니라 수십 시간의 취재와 검증, 노하우가 담긴 편집 과정을 거쳐 완성되는 창작물이라며 맞서고 있다.

겉으로는 약관과 저작권법 해석을 둘러싼 법적 공방이지만, 업계에서는 이번 소송의 본질을 콘텐츠 사용 대가를 둘러싼 이해관계 충돌로 보고 있다. 생성형 AI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양질의 뉴스와 영상, 사진 등 학습 데이터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플랫폼 기업들은 뉴스 콘텐츠를 검색과 추천 서비스의 핵심 자산으로 활용해 왔다. AI 시대에는 상황이 달라졌다. 콘텐츠가 단순 노출을 넘어 AI 모델 성능을 결정하는 핵심 원료로 인식되면서 언론사들은 데이터 제공에 대한 정당한 보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번 소송이 주목받는 이유는 해외에서 벌어진 뉴욕타임스와 오픈AI·마이크로소프트 간 저작권 소송과 구조가 닮았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는 2023년 오픈AI와 마이크로소프트가 자사 기사를 무단으로 AI 학습에 활용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뉴욕타임스는 수백만 건의 기사 콘텐츠가 동의 없이 사용됐고, AI 서비스가 언론사의 구독·광고·라이선스 수익을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해외에서는 콘텐츠 사업자와 AI 기업 간 라이선스 계약 체결도 늘고 있다. 오픈AI는 AP통신을 비롯해 폴리티코와 비즈니스 인사이더 등을 보유한 독일 미디어그룹 악셀 스프링거와 뉴스 콘텐츠 사용 계약을 맺었다. 주요 언론사들이 기사 데이터 제공 대가를 요구하거나 별도 계약을 통해 수익화에 나서면서, 콘텐츠 생산자와 AI 플랫폼 간 새로운 거래 질서가 형성되고 있는 셈이다.

국내에서도 갈등은 지상파 3사에만 머물지 않고 있다. 지난해 4월 한국신문협회도 네이버가 시장 지배적 지위를 바탕으로 뉴스 데이터를 AI 학습에 활용했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AI 학습 데이터 활용을 둘러싼 논쟁이 언론계 전반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업계에서는 이번 재판이 단순히 네이버와 지상파 방송사 간 분쟁을 넘어 AI 산업 전반의 데이터 활용 관행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향후 언론사 뿐 아니라 출판사, 음악·영상 콘텐츠 기업들도 생성형 AI 기업과 데이터 사용 대가를 둘러싼 협상에 적극 나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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