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파업 '급한 불' 껐지만...후폭풍 조짐 심상찮다

총파업 유보에 시장은 안도...장 초반 주가 강세
주주권·협력사 부담 우려 남아, 적법성 논란도

이동훈 기자

rockrage@naver.com | 2026-05-21 10:23:46

[HBN뉴스 = 이동훈 기자] 삼성전자 노사의 임금 및 단체협약 잠정합의가 총파업이라는 급한 불을 껐지만, 성과급 제도 개편을 둘러싼 후폭풍은 자본시장과 산업계로 번질 조짐이다.

시장은 파업 리스크 완화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지만, 영업이익 일부를 성과급 재원으로 삼는 방식이 주주권과 비용 구조 그리고 협력사 부담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21일 산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사는 기존 초과이익성과급(OPI) 제도는 유지하되, 반도체 DS부문에 대해 사업성과의 10.5%를 재원으로 하는 특별경영성과급을 신설하는 내용의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 해당 성과급은 부문별 40%, 사업부별 60% 비율로 배분하고, 공통조직 지급률은 메모리사업부의 70% 수준으로 정리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 노사의 임금 및 단체협약 잠정합의가 이뤄졌지만, 후폭풍이 산업계 등으로 번질 조짐이다.
여론은 삼성전자 노사의 잠정합의로 총파업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점에서는 안도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그러나 온라인상에서는 성과급 재원 마련 과정에서 주주가치가 훼손되거나 협력업체에 비용 부담이 전가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막판 타결 과정에서 정부가 적극적으로 중재에 나선 점을 정치 일정과 연결해 신중하게 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일부 확인됐다.

노조의 보상 요구 규모에 대해 일반 직장인들이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다는 반응도 있었다. 장기적인 기업 경쟁력 유지를 위해 로봇과 자동화 설비 도입을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자본시장에서는 파업 리스크 완화 소식에 일단 긍정적으로 반응했다. 합의 소식이 전해진 21일 오전 9시 7분 기준 삼성전자는 전일 대비 5.53% 오른 29만 1250원에 거래되며 장중 한때 29만 400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주가 반등이 곧바로 성과급 논란의 해소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논란의 핵심은 이익 배분의 우선순위와 적법성이다. 기업의 영업이익은 투자, 연구개발, 재무 안정성, 배당 등 다양한 용도로 배분돼야 하는 재원인데, 이 중 10%대라는 고정 비율을 임직원 성과급 재원으로 못 박을 경우 주주환원 여력이 크게 훼손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적법성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SBS 뉴스 등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대한민국 주주운동본부 등 일부 소액주주 단체들은 영업이익에 연동된 성과급 재원이 이사회나 주주총회 의결 없이 노사 합의만으로 정해질 경우 상법상 무효라며 위법성을 주장하고, 적법한 쟁송 절차를 밟겠다고 예고했다.

다만 법조계 전문가들은 실제 배임 성립이나 상법상 무효 여부에 대해서는 합의안의 구체적 문구, 이사회 승인 절차, 지급 방식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봐야 할 사안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와 함께 성과급 규모 자체를 둘러싼 위화감도 커지고 있다. 연합뉴스 등 일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번 잠정합의안을 올해 예상되는 영업이익 전망치 300조 원 안팎에 적용할 경우 반도체 특별경영성과급 재원만 약 31조 5000억 원에 달한다.

이를 부문별, 사업부별 배분 비율과 기존 OPI까지 합산해 추산하면 메모리 사업부 소속 고연봉 직원의 경우 1인당 최대 6억 원 안팎의 총 성과급을 수령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적자 사업부인 비메모리 부문조차 최소 1억 6000만 원 상당의 성과급을 확보하게 된다. 산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합의가 협력업체에 미칠 파장도 주시하고 있다. 반도체 설비, 장비, 유지보수를 담당하는 협력사들 입장에서는 원청의 막대한 인건비 증가가 장기적으로 납품 단가 인하 압박이나 외주 비용 절감으로 전가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대기업 노사 협상의 자율성 제약 및 타 제조업 사업장으로의 ‘성과급 도미노’ 확산이라는 새로운 숙제를 남기게 됐다는 전망이 만만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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