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원 감축 후 대형 M&A...엔씨의 '캐주얼 플랫폼' 승부수 통할까

인건비·마케팅 등 고강도 체질 개선으로 흑자 전환
게임 플랫폼 3천억 원 인수 두고 오버페이 우려도

이동훈 기자

rockrage@naver.com | 2026-03-12 11:25:36

[HBN뉴스 = 이동훈 기자]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비용 구조를 재편한 엔씨소프트가 유럽 모바일 캐주얼 게임 플랫폼 인수에 나선다. 광고 기술(AdTech) 기반 게임 생태계 구축을 위한 투자다. 다만 엔씨소프트가 고강도 인력 감축 등 뼈 깎는 비용 절감 직후 대형 인수합병(M&A)에 거액을 베팅하면서, 회사의 성장 전략이 체질 개선인지 외부 투자 중심 확장인지에 대한 논란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2025년 연결 기준 매출 1조 5069억 원, 영업이익 161억 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5% 감소했지만 비용 구조 개선이 수익성 회복으로 이어졌다. 
 

 엔씨소프트 사옥 [사진=엔씨소프트]
박병무 공동대표 체제에서 진행된 고강도 체질 개선 영향이 컸다. 회사는 주요 게임 개발 조직과 AI 연구 조직을 4개 비상장 법인으로 분사하고 희망퇴직 등을 통해 인력을 5000명대에서 4000명대로 줄였다.

그 결과 지난해 총 영업비용은 1조 4908억 원으로 전년보다 12% 감소했다. 인건비는 1312억 원(14%) 줄어 7752억 원으로 낮아졌고, 마케팅 비용도 226억 원(18%) 감소한 1056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변동비와 감가상각비 감소까지 포함하면 약 1965억 원 규모의 비용 절감 효과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본사 사옥인 엔씨타워1 매각 대금이 반영되면서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269% 증가한 3474억 원을 기록했다. 유동자산도 2조 2666억 원으로 27% 늘어났다.

재무 구조가 개선되자 회사는 두둑해진 현금 곳간을 바탕으로 모바일 캐주얼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최근 2억 200만 달러(약 3000억 원)를 투자해 독일 베를린 소재 게임 플랫폼 기업 저스트플레이 지분 70%를 인수하기로 했다.

저스트플레이는 글로벌 애드테크 기업 출신들이 2020년 설립한 광고·리워드 기반 모바일 게임 플랫폼이다. 약 40여 종의 캐주얼 게임을 서비스하고 있으며 지난해 매출은 1억 7280만 달러(약 2480억 원)를 기록했다. 매출의 약 70%가 북미에서 발생한다.

엔씨소프트는 이번 인수를 통해 베트남의 리후후, 한국의 스프링컴즈 등 기존 모바일 캐주얼 스튜디오와의 시너지를 강화해 ‘모바일 캐주얼 게임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박병무 공동대표는 “저스트플레이 인수를 통해 국내외 자회사들과 시너지를 창출하고 2027년까지 캐주얼 게임 매출 비중을 30%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번 전략을 두고 평가가 엇갈린다. 개인정보 보호 정책 강화로 글로벌 애드테크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2억 달러 이상의 인수가가 과도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과거 애플이 맞춤형 광고를 위한 개인정보 추적을 제한(ATT)한 직후 글로벌 주요 플랫폼들은 단기간에 11조 원대의 매출 직격탄을 맞았을 만큼, 애드테크 시장은 거대 플랫폼 홀더들의 정책 변화에 취약한 구조다.

또한 고강도 인력 감축으로 허리띠를 졸라맨 직후 대규모 인수에 나섰다는 점을 두고, 회사의 성장 전략이 ‘자체 개발 중심’에서 ‘외부 플랫폼 투자 중심’으로 이동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제기된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엔씨소프트가 비용 구조를 개선하고 새로운 시장을 찾는 시도 자체는 긍정적”이라면서도 “대규모 구조조정 직후 거액을 외부 플랫폼 인수에 베팅하는 방식이 장기적인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지는 결국 게임 성과로 증명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HBN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WEEKLY 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