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운-紙說] 한로의 이슬 앞에 마음을 닦고, 진실의 길을 걸어야

-참과 거짓이 뒤섞인 세상일수록 욕심과 편견을 내려놓고 진실을 살펴야
-고난 앞에서도 품위를 잃지 않고 자비와 지혜를 실천하는 것이 불자의 길

편집국

widecvrg@gmail.com | 2026-10-04 09:52:22

 추석의 따뜻한 정을 뒤로하고 어느덧 10월의 첫 주말을 맞았습니다.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깊어지고, 겨울을 준비하라는 선조들의 가르침 속 찬 이슬이 맺히기 시작한다는 한로(寒露)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계절은 여름의 뜨거움을 내려놓고 겨울을 준비하듯, 우리 불자들의 마음 또한 지나온 시간을 돌아보고 다가올 날들을 지혜롭게 준비해야 할 때입니다.

 

다가올 겨울을 준비하는 농부는 봄과 여름에 거둔 결실을 살피고 부족한 것을 채웁니다.

 △사진=세계불교세심종(개운정사) 개운대사 우리 삶도 다르지 않습니다. 평안할 때 마음을 닦아야 어려움이 찾아왔을 때 흔들리지 않습니다. 가진 것을 채우는 것보다 마음의 지혜와 믿음을 채우는 일이 더욱 중요한 겨우살이의 준비입니다.

 

부처님께서는 '법구경'에서 이렇게 가르치셨습니다. “모든 악을 짓지 말고, 선을 행하며, 자신의 마음을 깨끗이 하라. 이것이 모든 부처님의 가르침이다.” 참으로 간결하지만 깊은 가르침입니다. 

 

세상의 참과 거짓을 이야기하기 전에 먼저 내 안의 탐욕과 분노, 아집을 살펴야 한다는 뜻으로 새겨볼 수 있습니다. 남의 허물을 찾아내는 데 마음을 쓰기보다 내 마음이 진실한지를 먼저 살피는 것, 그것이 수행의 첫걸음입니다.

 

오늘날 우리는 수많은 말과 정보 속에서 살아갑니다. 진실처럼 보이는 거짓도 있고, 거짓처럼 오해받는 진실도 있습니다. 그래서 불자는 더욱 신중해야 합니다. 목소리가 크다고 진실한 것이 아니며, 많은 사람이 말한다고 반드시 옳은 것도 아닙니다. 말보다 행동을 살피고, 주장보다 사실을 살피며, 무엇보다 자신의 마음이 욕심과 편견에 흔들리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아야 합니다.

 

또 하나 가슴 깊이 새겨야 할 가르침이 있습니다. '법구경'에서 부처님께서는 “그대들 스스로 정진하라. 여래는 다만 길을 가리킬 뿐이다”라고 가르치십니다.

 

부처님께서 길을 밝혀주셨다고 해서 우리가 걷지 않는다면 깨달음에 이를 수 없습니다. 법문을 많이 듣는 것만으로 수행이 완성되는 것도 아닙니다. 하루 한 번 마음을 돌아보고, 거짓을 하나 줄이고, 욕심을 하나 내려놓으며, 어려운 이웃에게 손을 내미는 실천이 바로 정진입니다.

 

불자 여러분, 고난이 찾아왔을 때 품위를 잃지 마십시오. 억울한 일을 당했다고 진실을 버리지 말고, 세상이 각박하다고 자비를 내려놓지 마십시오. 진실을 지키는 데는 용기가 필요하고, 남을 용서하는 데는 지혜가 필요하며, 어려움 속에서도 바른 길을 걷는 데는 정진이 필요합니다.

 

다가오는 겨울을 준비하듯 우리 마음에도 지혜의 양식을 쌓읍시다. 탐욕 대신 나눔을 준비하고, 분노 대신 인내를 준비하며, 의심 대신 바른 믿음을 준비합시다. 그리고 우리가 배운 부처님의 가르침을 혼자 간직하지 맙시다. 가족에게는 따뜻한 말로 전하고, 이웃에게는 행동으로 보여주며, 세상에는 진실과 자비의 등불로 밝혀줍시다.

 

한로의 이슬은 차갑지만 그 속에는 맑음이 있습니다. 우리 삶의 어려움 또한 우리를 더욱 깊고 단단한 사람으로 만드는 수행의 시간이 될 수 있습니다. 우리 모두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배우고, 깨우치고, 실천하는 불자가 됩시다.

 

우리의 말 한마디가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고, 우리의 행동 하나가 진실을 밝히는 울림이 되며, 우리의 삶 자체가 세상에 부처님의 가르침을 전하는 법문이 되기를 바랍니다.

 

10월의 첫 주말, 다시 마음을 세웁시다. 고난 속에서도 품위를 잃지 않고, 거짓 앞에서 진실을 지키며, 부처님께서 가리켜 주신 길을 스스로 걸어가는 행동하는 불자가 되기를 간절히 발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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