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in] 광양시립국악단 감독, ‘성희롱성 발언 논란' 광양시 대응 적절성 논란

-성희롱성 발언·직장 내 괴롭힘 의혹 잇따라
-광양시, 예방교육만으로 갈등 봉합할 수 있나

강승호 기자

shk1205@kakao.com | 2026-09-28 19:32:15

[HBN뉴스 = 강승호 기자]  추석명절을 보낸 28일 지역사회의 문화예술을 이끌어야 할 시립국악단이 예술감독을 둘러싼 논란으로 술렁이고 있다. 

 

논란은 예술감독의 일부 발언과 조직 운영을 둘러싸고 단원들의 문제 제기가 이어진 데 이어, 감독의 연임 재계약을 전후해 단원들 사이의 갈등까지 표면화하면서 사태가 단순한 내부 불만을 넘어섰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광양문화예술회과    [출처/광양시]

 

 최근 보도를 통해 알려진 내용에 따르면 광양시립국악단 류00 예술감독의 연습 과정에서 성적인 의미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표현과 부적절한 대화가 있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특정 표현과 성인 스팸문자를 둘러싼 문제 제기 등이 있었으며, 일부 단원들은 이 같은 언행이 불쾌감을 줄 수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류 감독 측은 일부 표현에 성적인 의도가 없었다고 해명하면서도 단원들이 불쾌감을 느꼈다면 부적절한 행동이었다며 공개 사과한 것으로 보도됐다.

 

문제의 논란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감독을 둘러싼 단원들의 입장이 엇갈리면서 조직 내부의 갈등 양상도 드러나고 있다. 일부 보도에 따르면 공개 사과 이후 일부 단원들이 감독의 발언에 성적 의도가 없었다는 취지의 자필 성명서를 광양시에 제출한 반면, 문제를 제기한 단원들은 표현 자체가 부적절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 대목에서 더욱 주목해야 할 것은 광양시의 역할이다. 광양시는 지난해부터 일부 민원이 제기됐지만 당시 공식적으로 접수된 내용은 선곡과 운영 방식 등에 관한 것이었으며, 예술감독의 예술적 판단 영역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는 입장이다. 이후 광양시는 류 감독과 2026년부터 2027년까지 재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일부매체를 통해 알려지기도 했다.

 

물론, 선곡이나 작품 해석, 공연 방식은 예술감독의 전문성과 자율성이 존중돼야 할 영역이다. 그러나 공공의 예산으로 운영되는 시립예술단에서 예술적 자율성이 조직 운영에 대한 관리 책임까지 대신할 수는 없다.

 

더구나 재계약이라는 중요한 판단을 앞두고 단원들의 누적된 불만이나 조직문화에 관한 우려가 있었다면, 행정기관은 단순히 예술적 판단의 문제인지 여부만 살필 것이 아니라 조직 내 소통과 갈등의 원인, 감독과 단원 사이의 업무관계, 반복적인 문제 제기가 있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살펴볼 필요가 있었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광양시립국악단은 시민을 위한 공공예술단체다. 광양시는 실제로 국악단을 통해 시민들에게 무료 공연을 제공하고 있으며, 2026년에도 정기·기획공연을 이어가고 있다. 시민의 세금과 행정적 지원으로 운영되는 조직이라면 무대 위의 수준 높은 연주만큼이나 무대 뒤의 조직문화 역시 공공성이 요구된다.

 

광양시가 익명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전 단원을 대상으로 성희롱·성폭력 예방교육을 진행한 것은 예방 차원의 조치로 볼 수 있다. 하지만 구체적인 의혹이 제기된 상황에서 교육만으로 사실관계가 밝혀지는 것은 아니다.

 

핵심은 간단하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객관적으로 확인하고, 문제가 있었다면 그에 걸맞은 조치를 하며, 제보자와 단원들이 불이익이나 2차 피해를 걱정하지 않고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현행 '양성평등기본법'도 국가기관과 지방자치단체 등이 성희롱 사건을 알게 된 경우 사건 처리 과정에서 필요한 피해자 보호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법은 또한 성희롱 사건 처리 과정에서 알게 된 비밀을 피해자의 의사에 반해 누설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사안 역시 어느 한쪽의 주장만으로 결론을 내릴 것이 아니라 제기된 발언과 행동의 사실 여부, 당시의 구체적인 상황과 반복성, 당사자 간 업무상 관계, 문제 제기 이후 불이익이나 2차 피해가 있었는지 등을 객관적으로 확인하는 절차가 필요하다.

 

필요하다면 이해관계에서 자유로운 외부 전문가가 조사에 참여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

 

예술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에서 출발한다. 그러나 예술을 만드는 사람들이 서로를 믿지 못하고,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것조차 두려워한다면 아무리 훌륭한 무대라도 그 울림은 오래가기 어렵다.

 

지금 광양시립국악단에 필요한 것은 어느 한쪽의 승패가 아니다. 감독에게도 단원에게도 공정한 사실 확인과 납득할 수 있는 절차, 그리고 다시 함께 연주할 수 있는 신뢰의 회복이다.

 

예술감독의 임기는 계약서로 정해지지만, 조직의 신뢰는 계약서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재계약의 적절성을 둘러싼 논란 역시 결국 행정의 설명과 투명한 절차를 통해 해소돼야 한다. 광양시가 이번 사안을 단순한 내부 갈등으로 봉합할 것인지, 아니면 공공예술단체의 조직문화를 다시 세우는 계기로 삼을 것인지 지역사회는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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