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공정위 이어 금감원도 제재 초읽기...당국발 건전성 지표 빨간불

공정위 LTV 담합 2720억 과징금 확정
금감원 홍콩ELS 2조원대 29일 제재심

홍세기 기자

seki417@daum.net | 2026-01-29 10:51:05

[HBN뉴스 = 홍세기 기자] 국내 주요 시중은행들이 규제당국들의 대규모 제재에 직면하면서 금융권의 건전성 관리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담보인정비율(LTV) 담합 과징금에 이어 금융감독원의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판매 제재 절차가 진행 중으로, 조(兆) 단위의 규제 부담이 현실화되고 있다.


◆ LTV 담합 2720억 과징금 확정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21일 KB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이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정보를 공유하며 담합한 행위에 대해 과징금 2720억1400만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2020년 공정거래법 개정으로 신설된 정보교환 담합행위 금지 규정이 최초로 적용된 사례다.

 

  [인포그래픽=나노 바나나 생성]

 

은행별 과징금은 다음과 같다. 하나은행 869억여원, KB국민은행 697억여원, 신한은행 638억여원, 우리은행 515억여원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4대 은행은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최대 7500건의 LTV 정보를 공유하며 수준을 맞춰 나갔다. 이 결과 2023년 기준 담합 은행의 LTV 평균은 62.05%로 비담합 은행(69.52%)보다 7.47%포인트 낮았다. 비주택 부동산의 경우 차이가 8.80%포인트까지 벌어진 것으로 분석됐다.

공정위는 이들 은행이 2년간 부동산 담보대출을 통해 얻은 이자수익을 6조8000억원으로 산정하고, 관련 매출액의 4% 수준을 과징금으로 책정했다. 은행권은 공정위 의결문을 받아본 뒤 행정소송 등 대응 방안을 검토 중이다.

◆ 홍콩ELS 2차 제재심 임박...2조원대 과징금 실현 초읽기

금융감독원은 29일 홍콩 ELS 불완전판매와 관련한 2차 제재심의위원회를 개최한다. 이번 심의에서 최종 제재 수위와 과징금 규모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금감원이 사전 통지한 과징금 규모는 최대 2조원으로 거론되고 있다. 은행별로는 KB국민은행 1조원대, 신한은행·하나은행 각 3000억원대, NH농협은행 2000억원대, SC제일은행 1000억원대로 추산되고 있다.

금감원은 지난해 12월 중순 1차 제재심에서 각 은행이 자율배상 진행 상황과 후속 조치를 소명하도록 했으며, 2차 제재심에서는 본격적으로 과징금 규모를 논의할 방침이다.

홍콩 ELS는 홍콩 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가 특정 범위 안에서 유지되면 이자를 지급받는 구조의 고위험 파생상품이다. 지난해 초 홍콩 H지수 급락으로 약 4조6000억원대의 손실이 발생했다.

주요 은행의 판매액 규모를 보면 KB국민은행 8조1972억원, 신한은행 2조3701억원, 농협은행 2조1310억원, 하나은행 2조1183억원, SC제일은행 1조2427억원 순이다.

◆ 법원 판결로 제재 논리 흔들림

제재 절차가 진행되는 와중에도 법원의 판단이 금감원과 충돌하는 상황이 나타났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제22민사부는 최근 홍콩 ELS 손실과 관련해 은행의 행위를 설명의무 위반으로 보기 어렵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렸다.

다만 5개 은행은 금감원 가이드라인에 따라 지난해 6월 말 기준 홍콩 ELS 손실을 본 투자자 중 약 96%에 대해 약 1조3000억원대의 자율배상을 진행한 상태다.

◆ 건전성 지표 악화 신호

은행권은 이들 제재로 인한 건전성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과징금이 최종 확정될 경우 관련 은행들은 과징금의 600%를 운영리스크로 추가 인식해야 해 약 12조원 규모의 위험가중자산(RWA) 증가 요인이 발생한다고 금융권은 분석하고 있다.

특히 외국계 SC제일은행은 지난해 3분기 당기순이익이 954억원인데 사전 통보된 과징금이 이를 상회하는 수준이어서 부담이 더 크다.

은행권에서는 과징금 산정 기준이 과도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금융노조는 판매금액 전체를 기준으로 과징금을 산정하는 방식이 은행의 실제 수익 구조를 반영하지 못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은행들은 제재 불확실성 해소를 위해 LTV 담합 관련 과징금을 지난해 4분기 실적에 충당부채로 선제적으로 반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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