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도 아이돌', 화려한 데뷔는 없었다..."더 연습필요" 판단
이다정 기자
leedajung_pr@naver.com | 2026-08-18 10:09:05
[HBN뉴스 = 이다정 기자] 그리드엔터테인먼트 연습생들의 6개월간 도전이 ‘데뷔 불발’이라는 냉정한 결과와 함께 마침표를 찍었다.
지난 17일 유튜브 채널 ‘죽어도 아이돌(Idol Till I Die)’을 통해 공개된 최종회에서는 데뷔를 목표로 진행된 프로젝트의 마지막 평가부터 회사의 최종 결정, 이후 연습생들의 선택까지 공개됐다. 반년 동안 꾸준히 성장해온 멤버들이었지만 그리드엔터테인먼트는 현시점에서 정식 데뷔를 추진하기에는 준비가 더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최종 관문을 앞둔 여섯 연습생은 자신들이 지나온 시간을 음악으로 표현하는 새로운 과제에 뛰어들었다. 멤버 전원이 참여해 직접 곡을 만드는 작업이었다. 오준희, 루카스, 매튜가 각각 준비한 음악을 놓고 의견을 나눈 결과 오준희의 비트를 선택했고, 이를 바탕으로 마지막 자작곡 ‘SPARK’를 완성했다.
‘SPARK’를 만드는 과정은 그 자체로 하나의 성장 과정이었다. 멤버들은 단순히 자신의 파트를 녹음하는 데 머물지 않고 서로의 목소리와 표현을 점검하며 의견을 주고받았다. 심혜진 대표 역시 완성된 데모를 들은 뒤 한두 명에게 중심이 쏠리지 않고 여섯 연습생의 참여가 균형 있게 담겼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이들을 기다리고 있던 마지막 시험은 연습실 안에서 끝나지 않았다. 제작진과 회사 관계자가 아닌 실제 대중에게 평가받는 거리 공연이 최종 월말평가로 결정됐다. 데뷔를 준비해온 자신들의 실력이 낯선 관객에게도 통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실전 테스트였다.
무대에 오르기 전 과정도 멤버들이 직접 챙겼다. 거리에서 시민들을 만나 공연을 알리는 것은 물론 포스터와 SNS를 활용한 홍보 방법, 공연에서 보여줄 구성과 메시지 등을 함께 고민했다. 첫 대중 공연이자 프로젝트의 운명을 가를 무대라는 부담감 속에서도 연습생들은 늦은 시간까지 합을 맞추며 준비를 이어갔다.
마침내 관객들과 마주한 여섯 명은 퍼포먼스에 앞서 자신들이 아이돌이라는 꿈을 선택한 이유부터 꺼내놨다. 차이진신은 세 번째 K-팝 아이돌 도전이라는 사실을 밝히며 이번 기회를 향한 절실함을 드러냈다. 독일에서 성장한 사무엘과 캐나다 출신 매튜, 루카스도 한국에서 연습생 생활을 선택하게 된 이유를 이야기했다. 오랜 기간 데뷔를 준비해온 오준희와 새롭게 프로젝트에 합류한 이기범 역시 자신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전했다.
이어 연습생들은 직접 안무 제작에 참여한 연습곡과 함께 ‘SPARK’를 관객들에게 선보였다. 특히 여섯 명이 함께 만든 ‘SPARK’에는 데뷔를 향해 버텨온 시간과 쉽게 꺼지지 않는 열망이 담기면서 프로젝트 마지막 무대의 의미를 더했다.
하지만 공연이 끝난 뒤 멤버들이 느낀 감정은 성취감보다 아쉬움에 가까웠다. 긴장감 때문에 연습 당시의 기량을 온전히 보여주지 못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루카스는 충분히 더 좋은 무대를 만들 수 있었다는 생각 때문에 공연이 끝난 직후 멤버들 모두 쉽게 입을 열지 못했다고 돌아봤다. 사무엘도 준비했던 모습을 제대로 꺼내지 못한 점을 아쉬워했고, 매튜 역시 자신의 실제 실력에 크게 못 미치는 무대였다고 자평했다.
그리고 이들에게 가장 듣고 싶었던 동시에 가장 두려웠던 최종 결과가 전달됐다. 회사가 내린 결론은 ‘데뷔하지 않는다’였다.
심혜진 대표는 당초 프로젝트에 설정했던 6개월이 모두 지난 상황에서 데뷔를 강행하는 대신 이번 도전을 여기서 종료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멤버들의 성장과 잠재력은 확인했지만 현재 실력만으로는 회사와 대중이 기대하는 데뷔 수준에 충분히 도달하지 못했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렇다고 회사가 연습생들의 미래까지 닫은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언제 찾아올지 알 수 없는 데뷔 기회를 이유로 계약을 무기한 이어가는 대신, 각자 자신의 인생을 직접 선택할 수 있도록 결정권을 넘겼다.
이에 따라 여섯 명에게는 또 다른 고민이 시작됐다. 계속 연습생으로 남아 새로운 데뷔 가능성에 도전할 것인지, 아니면 지금까지 붙잡았던 아이돌의 꿈을 내려놓고 새로운 진로를 찾아갈 것인지를 스스로 정해야 했다.
특히 나이와 시간은 이들에게 현실적인 문제가 됐다. 차이진신은 23세라는 나이를 고려했을 때 데뷔가 또다시 미뤄진다면 언제까지 도전을 지속할 수 있을지 고민했고, 결국 중국으로 향했다.
사무엘에게도 정답은 없었다. 독일로 돌아가 대학에 진학하는 길부터 한국에서 모델로 활동하는 방안, 다시 연습생 신분으로 아이돌에 도전하는 선택까지 여러 가능성이 동시에 놓였다.
매튜와 루카스 역시 앞으로의 방향을 두고 깊은 고민을 나눴다. 특히 루카스는 매튜의 실력을 인정하며 자신이 그의 미래에 걸림돌이 되는 상황을 원하지 않는다는 속내를 드러냈다. 결국 루카스는 한국에서의 도전을 멈추고 캐나다로 돌아가는 결정을 내렸다.
차이진신에게는 또 한 번의 변화가 찾아왔다. 중국으로 떠났던 그는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다. 나이라는 현실적인 고민 때문에 한 차례 발걸음을 돌렸지만 결국 아이돌이라는 목표를 완전히 포기하지 못하고 재도전을 선택한 것이다.
‘죽어도 아이돌’은 마지막까지 전형적인 아이돌 성장 다큐멘터리의 공식을 따르지 않았다. 치열한 연습과 평가를 거친 연습생들이 마지막에 데뷔 멤버로 호명되는 익숙한 결말 대신, 모든 과정을 버텨냈음에도 데뷔하지 못할 수 있다는 현실을 그대로 보여줬다.
결국 ‘죽어도 아이돌’이 보여준 것은 데뷔 성공담만이 아니었다. 꿈을 이루기 위해 얼마나 치열한 과정이 필요한지, 그리고 그 모든 시간을 견딘 뒤에도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을 때 청춘들이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하는지를 현실적으로 담아냈다.
여섯 명이 함께했던 데뷔 프로젝트는 6개월 만에 끝났다. 그러나 아이돌이라는 꿈을 향한 이들의 이야기가 모두 종료된 것은 아니다. 떠나는 사람과 다시 돌아온 사람, 아직 선택을 고민하는 사람까지 서로 다른 갈림길에 선 연습생들이 ‘죽어도 아이돌’ 이후 어떤 길을 만들어갈지 관심이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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