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카카오 덮친 성과급 블랙홀...넥슨 등 게임업계 잠잠 왜?

카카오 '파업'·삼성 노사 '소송' 직면...넥슨 등 게임사는 임협 타결
넥슨, 주주환원 정책과 프로젝트별 성과보상 구조로 갈등 전이 차단
일본 본사 구조가 노사 갈등 완충제?...국내 노동관계법 적용은 동일

이동훈 기자

rockrage@naver.com | 2026-05-28 10:58:58

[HBN뉴스 = 이동훈 기자] 카카오 본사 노조가 내달 파업을 예고하면서 IT업계 성과급 갈등이 확산되고 있다. 삼성전자 역시 성과급 배분 기준을 둘러싼 노사 갈등을 겪은 상황에서, 넥슨 등 주요 게임사는 임금협상을 마무리하며 파업 국면을 비켜간 모습이다. 

 

카카오 본사 노사는 지난 27일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서 열린 2차 조정회의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해 조정 중지 결정을 받았다. 양측은 약 8시간 동안 성과급 보상 구조와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 산입 여부를 두고 협상했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이번 결정으로 노조는 합법적인 파업권(쟁의권)을 확보했으며, 내달 중 파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지난해 6월 24일 네오플분회 관계자들이 집회를 열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카카오 계열사 4곳(카카오엔터프라이즈, 카카오페이, 디케이테크인, 엑스엘게임즈) 또한 이미 쟁의권을 확보한 상태여서 본사와 계열사를 아우르는 공동 파업 가능성도 제기된다.

삼성전자도 성과급 합의안이 노조 찬반투표에서 가결됐지만 후폭풍은 남아 있다. 비반도체 부문 노조와 주주단체가 잠정합의안의 절차와 성과급 산정 방식을 문제 삼으며 가처분과 무효확인 소송 등 법적 대응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반면 게임업계는 비교적 차분한 노사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 엔씨소프트는 평균 연봉 300만 원 인상, 넷마블넥서스와 넷마블네오는 각각 300만 원과 기본급 3.5% 인상에 합의했다. 넥슨 또한 기본급 6% 인상안을 확정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러한 배경으로 업황 부진과 지난해 네오플 파업의 사례를 꼽는다. ‘2025 게임 이용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게임 이용률이 전년 대비 9.7%포인트 하락하는 등 시장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점이 노조의 실리적 선택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넥슨은 독특한 지배구조가 노사 협상 환경에 영향을 미치는 대표적 사례로 거론된다. 넥슨의 최상위 법인은 일본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된 ‘NEXON Co., Ltd.’이며, 국내 법인인 넥슨코리아와 네오플 등은 이 체제 아래에 있다. 그룹 차원의 자본 배분과 주주환원 정책은 일본 상장사의 전략을 따르며, 이는 국내 인건비 및 성과급 협상과도 밀접하게 맞물려 있다.

넥슨의 ‘CMB 2026 Presentation Slides’에 따르면, NEXON Co., Ltd.는 10% 이상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을 목표로 하며 영업이익의 33% 이상을 주주에게 환원하는 정책을 시행 중이다. 이에 따르면 넥슨은 2023년 영업이익의 79%, 2024년 50%, 2025년 95%를 주주환원에 사용했다.

이 같은 구조는 넥슨의 성과급 갈등을 단순한 임금교섭 사안으로만 보기 어렵게 한다. 일본 상장사 체제 아래에서 주주환원 정책과 인건비 관리, 성과보상 체계가 함께 작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넥슨의 성과급 체계는 전사적 이익 공유보다는 프로젝트별 성과 보상에 가까운 것으로 평가된다. 넥슨은 장기 서비스 게임과 신작 프로젝트의 성과를 구분해 보상하는 구조를 운용해 왔다. 네오플 갈등의 핵심이 된 신규 개발 성과급(GI)도 특정 프로젝트의 성과와 지급 기준을 둘러싼 사안이었다.

네오플 노조는 지난해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의 중국 성과에도 GI가 기대보다 축소됐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성과급 지급 기준 공개와 추가 분배를 요구하며 전면 파업에 나섰다. 사측은 성과급이 기준에 따라 지급됐고, 전체 구성원에게 지급한 성과급 규모도 작지 않다는 입장을 냈다.

쟁의는 장기화하지 못했다. 지난해 10월 넥슨지회 대의원대회에서 네오플분회 해산 안건이 통과됐고, 이어 단체행동도 중단됐다. 당시 해산 배경을 두고는 성과급 배분 요구와 쟁의 방식에 대한 노조 내부 이견이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 나왔다.

이는 본사가 일본에 있다는 사실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넥슨은 수익성 관리, 주주환원 정책, 프로젝트별 성과보상 원칙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일본 상장사 체제가 국내 노동관계에서 법적 방패로 작용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넥슨코리아와 네오플의 노사관계는 한국 노동관계법의 적용을 받는다. 성과급 역시 임금성, 지급 기준, 취업규칙, 단체협약 내용 등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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