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방건설 '벌떼입찰' 의혹, 공정위는 완패...검찰 '4월의 승부수'는
공정위 제재 논리 법원서 배척당하며 검찰 입증 부담 커져
검찰, 오너 일가 구체적인 지시 여부 등 실질적 증거 관건
이동훈 기자
rockrage@naver.com | 2026-03-10 10:55:33
[HBN뉴스 = 이동훈 기자] 대방건설 오너 일가의 ‘벌떼입찰’ 의혹을 둘러싼 형사재판 1심이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같은 사안을 다룬 행정소송에서 공정거래위원회가 사실상 완패하면서 검찰의 입증 부담이 커진 가운데, 사법부의 판결에 귀추가 주목된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18단독(윤영수 판사) 심리로 진행 중인 구교운 대방건설 회장과 구찬우 대표이사의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 1심 재판이 오는 4월 20일 결심 공판을 앞두고 있다. 당초 이달 9일 마무리될 예정이었던 재판은 검찰이 입증 계획을 전면 재검토하겠다며 기일 연기를 요청하면서 한 차례 미뤄진 상황이다.
검찰의 발걸음을 무겁게 만든 것은 지난 1월 나온 관련 행정소송 결과다. 서울고법은 대방건설이 공정위를 상대로 낸 시정명령 및 과징금 취소 소송에서 공정위가 부과한 과징금 205억 6000만원을 취소하라고 판결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대방건설은 2014년 11월∼2020년 3월까지 약 5년간 그룹 총수인 구교운 회장의 사위가 운영하는 계열사 대방산업개발 등에 2069억원 상당의 공공택지 6곳을 전매해 과다한 경제적 이익을 제공한 것으로 조사됐다. 낙찰 확률을 높이기 위해 이른바 ‘벌떼입찰’ 방식을 동원했다는 의혹이다.
전매한 공공택지는 서울·수도권 신도시 및 혁신도시에 위치한 곳으로, 개발 호재가 많은 땅이었다.
대방산업개발은 이 택지를 개발해 매출 1조6000억원, 영업이익 2501억원을 올렸고 시공능력평가 순위도 2014년 228위에서 2024년 77위로 급상승했다.
당시 재판부가 대방건설의 손을 들어준 결정적 배경은 공정위가 적용한 법리의 ‘적용 시점’과 ‘이익의 정의’에 대한 견해 차이다.
재판부는 우선 대방건설이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된 2020년 5월 이전의 행위에 대해 ‘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 이익 제공 금지’ 조항을 적용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과거 전매 행위 당시 대방건설은 해당 법 조항의 규제 대상이 아니었다는 취지다.
또한 재판부는 전매 가격의 적절성도 문제 삼았다. 택지개발촉진법령에 따라 공공택지를 공급가격 이하로 거래한 것은 법령을 준수한 정상적인 거래이며, 이를 ‘과다한 경제상 이익’을 제공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특히 공정위가 강조한 계열사의 분양 수익에 대해서도 “장기간의 개발 사업을 통해 얻은 사후적 이익일 뿐, 이를 전매 당시에 제공된 경제적 이익으로 평가할 수 없다”고 재판부는 판단했다.
이처럼 공정위의 제재 논리가 항소심 법원에서 사실상 배척당함에 따라, 동일한 사안을 다루는 형사재판부의 판단을 이끌어내야 하는 검찰로서도 적지 않은 부담을 안게 된 셈이다.
검찰이 형사재판에서 마주한 최대 난제는 해당 입찰 방식이 제도적으로 ‘형식적 요건’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참여 계열사들이 서류상 법적 요건을 충족하고 있어, 공정위조차 법리적으로 입증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따라 향후 재판에서는 서류상 정당성 확보 여부를 넘어, 해당 입찰 방식이 공정거래 질서를 실질적으로 저해했는지에 대한 법리적 판단이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재판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구교운 회장 등 오너 일가의 구체적인 지시 여부다. 벌떼입찰로 확보된 공공택지 일부는 구 회장의 딸이 대주주인 대방산업개발 등에 전매됐으며, 해당 계열사들은 이를 통해 상당한 매출과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시민단체 등 일각에서는 무주택 서민의 주거 안정을 위한 공공택지가 특정 가문의 자산 증식이나 승계 도구로 활용되었다는 비판을 제기해 왔다.
익명을 요구한 법조계 관계자는 “검찰은 향후 결심 공판에서 진행될 프레젠테이션(PT)을 통해, 계열사 간 이익 이전 과정이 오너가의 관여 없이는 이루어지기 어렵다는 점을 증명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편 대방건설 측은 지난해 12월 10일 열린 재판 과정에서 변호인을 통해 혐의를 부인하는 취지의 의견서를 제출하며 “법령에 따른 적정한 가격에 공공택지를 넘겼기 때문에 부당 지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반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제기된 의혹들이 합법적인 테두리 내에서 이뤄진 정상적인 경영 활동이었다는 입장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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