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조작 합동대응단', DI동일 사건 난항 속사정
법원, '주가조작 패가망신 1호' 사건 준항고 인용
"권한 없는 금감원이 주도" vs "압수수색 주도 안 해"
이필선 기자
press@hobbyen-news.com | 2026-07-27 11:06:40
[HBN뉴스 = 이필선 기자] 서울남부지법이 DI동일 주가조작 의혹 사건 피의자가 제기한 준항고를 받아들이면서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한국거래소가 참여하는 주가조작 근절 합동대응단의 조사 절차를 둘러싼 논의로 이어지며 난기류가 포착되고 있다. 기관별 권한이 다른 인력이 함께 조사하는 과정에서 압수수색과 압수물 선별 업무의 범위를 어떻게 구분할지 주요 쟁점으로 거론된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형사6단독은 지난 24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받는 김모 씨의 준항고 신청을 인용했다. 김 씨 측은 강제조사권이 없는 금감원 직원이 압수물 선별 절차를 주도했다며 해당 절차가 위법하다고 주장했다. 준항고는 수사기관 등의 처분에 불복해 법원에 취소나 변경을 구하는 절차다.
금융위 측은 해당 조사가 준항고 대상에 해당하지 않고 금감원 직원이 압수수색 집행을 주도하지도 않았다는 입장을 법원에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법원이 준항고를 인용했지만 금감원 직원의 참여 자체를 문제로 본 것인지, 압수물 선별 과정의 구체적인 관여 정도를 판단한 것인지는 결정문의 세부 내용을 확인해야 한다.
합동대응단은 금융위와 금감원, 거래소에 분산된 시장 감시와 조사 기능을 연계하기 위해 지난해 출범했다. 금융위 강제조사반과 금감원 일반조사반, 거래소 신속심리반이 같은 공간에서 근무하며 긴급·중요 사건을 공동으로 검토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기관별 조사 권한에는 차이가 있다. 현행 자본시장법상 압수수색과 현장조사 등 강제조사 권한은 금융위 소속 조사공무원에게 부여돼 있다. 금감원은 당사자의 동의와 협조를 전제로 자료 제출을 요구하거나 진술을 듣는 임의조사를 담당한다.
금융위가 공개한 합동대응단 운영안에도 금융위는 강제조사와 임의조사, 금감원은 임의조사를 수행하는 것으로 역할이 구분돼 있다. 자본시장법 제427조는 증권선물위원회가 금융위 소속 조사공무원에게 법관이 발부한 영장에 따라 압수·수색을 수행하게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김 씨 측은 압수물 선별도 압수수색 절차의 일부인 만큼 강제조사권이 없는 금감원 직원이 이를 주도했다면 적법절차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확보된 자료는 형사소송법 제308조의2상 위법수집증거에 해당해 증거능력이 부정돼야 한다는 것이 김 씨 측 논리다.
이번 사건에서는 압수수색 집행과 압수물 선별 과정에서 각 기관 인력이 수행한 업무의 범위가 판단 대상이 됐다. 현장 지원과 자료 분석, 기술적 보조가 어느 범위까지 허용되는지에 따라 법원 결정의 적용 범위도 달라질 수 있다. 금융당국은 결정문을 검토한 뒤 대응 방안을 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 수사에 미칠 영향도 관심사다. 검찰은 합동대응단이 확보한 자료를 토대로 별도 영장을 발부받아 수사를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법원은 지난 1일 김 씨 등 4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모두 기각하며 준항고 사건의 처리 결과를 기다릴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향후 재판에서는 문제가 된 자료와 검찰이 별도 영장을 통해 확보한 증거 사이의 연관성, 해당 자료의 증거능력 등이 검토될 가능성이 있다. 구체적인 판단은 수사와 재판 절차를 통해 이뤄질 예정이다.
DI동일 사건은 합동대응단이 맡은 첫 주가조작 사건이다. 금융당국은 재력가와 자산운용사 임원 등이 장기간 시세를 조종해 약 400억원의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가 있다고 보고 지난 3월 관련자들을 검찰에 고발했다. 관련 혐의의 성립 여부는 향후 수사와 재판에서 가려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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