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중공업, 노란봉투법·성과급 논란 직격탄?
SK하이닉스발 성과급 논쟁, 반도체 넘어 조선업으로 전이
정규직은 영업이익 30% 요구, 하청은 원청 수준 성과급 요구
박정수 기자
press@hobbyen.co.kr | 2026-05-19 14:22:02
[HBN뉴스 = 박정수 기자] HD현대중공업이 노란봉투법 시행과 SK하이닉스발 성과급 논쟁의 직격탄을 맞을 조짐이다. 정규직 노조가 영업이익 30% 성과 배분을 요구한 데 이어, 사내하청 노조도 원청 수준의 성과급을 요구하고 나섰다. 창사 이후 처음으로 원·하청 노조 임단협이 같은 시기에 진행되는 점도 부담이다.
19일 조선업계와 노동계에 따르면 전국금속노동조합 HD현대중공업지부는 올해 단체교섭 요구안에 영업이익 최소 30% 성과 공유를 포함했다. 요구안에는 기본급 14만9600원 인상, 상여금 100% 인상, 휴양시설 운영 경상비 20억원 출연, 신규채용 확대, 임금체계 차별 해소 등도 담겼다.
노조는 조선업 장기 불황기 동안 현장 노동자들이 임금 억제와 고강도 노동을 감내해온 만큼, 호황기에 들어선 지금 성과를 공정하게 배분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전해진다. HD현대중공업은 고부가 선박 수주와 조선업 업황 개선에 힘입어 실적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노조의 성과급 요구는 조선업 호황기의 성과 배분 방식을 둘러싼 논의로 이어지고 있다.
성과급 논쟁은 반도체 업계를 넘어 제조업 전반으로 확산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SK하이닉스의 성과급 상한제 폐지 이후 삼성전자 등 주요 사업장에서도 성과급 산정 기준과 이익 공유 방식을 둘러싼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의 영업이익 연동형 성과급 요구 역시 이 같은 산업계 흐름과 맞물려 해석된다.
반면 HD현대중공업의 경우 원·하청 구조가 함께 얽혀 있다는 점에서 교섭 양상이 더 복합적이다. 정규직 노조와 별도로 사내하청 노조도 올해 임단협 요구안을 제시하고 교섭을 요구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현재 270여개 사내하청 업체를 통해 2만명 이상의 협력업체 노동자가 생산 현장에 참여하는 구조로 알려져 있다. 조선업 특성상 원청과 협력업체 인력이 같은 야드에서 공정을 나눠 수행하는 만큼, 성과급과 처우 격차 문제가 교섭 과정에서 주요 쟁점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있다.
노란봉투법 시행은 이 같은 원·하청 교섭 구도에 새로운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개정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은 근로계약의 직접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노동조건에 실질적·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경우 사용자로 볼 수 있는 여지를 넓혔다.
조선업계에 따르면 사내하청 노조는 원청과 같은 수준의 성과급 지급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근로시간 산정 방식도 교섭 의제 중 하나다. 하청 노조는 하루 8시간을 1공수로 인정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일부 하청 노동자들이 장시간 근무를 해야 하루 일당을 인정받는 구조였다는 문제 제기다. 이는 성과급뿐 아니라 조선업 사내하청의 임금 산정 방식과 근로계약 관행을 둘러싼 논의로 이어질 수 있다.
다만 하청 노조와의 교섭 개시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회사 측은 조합원 수와 교섭 대상 범위 등에 대한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사내하청 노조 조합원 규모가 전체 협력업체 노동자 중 일부에 한정돼 있는 만큼, 실제 교섭 범위와 대표성, 원청의 사용자성 여부를 둘러싼 논의가 이어질 전망이다.
하청 처우 개선 요구와 관련해서는 올해 초 사내 협력사 직원 2만여명에게 총 2000억원 규모의 성과급을 지급한 점을 강조하는 분위기다. 회사 측은 이를 경영성과 공유와 원·하청 격차 해소를 위한 조치로 설명했다. 하청 노조와의 구체적인 교섭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태로 알려졌다.
정규직 노조의 영업이익 30% 성과 공유 요구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노사는 다음 달 초 상견례를 시작으로 본격 교섭에 들어갈 예정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들은 “HD현대중공업은 정규직 성과급, 하청 처우, 노란봉투법, 안전 문제가 함께 거론되는 사업장”이라며 “올해 교섭은 개별 기업의 임단협을 넘어 조선업 원·하청 구조와 제조업 성과 배분 논의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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