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한지민 "조제만의 언어, 덜 채우는 작업...생소했다"

노이슬

hobbyen2014@gmail.com | 2020-12-17 06:00:08

[하비엔=노이슬 기자] 2018년 영화 <미쓰백>으로 그해 영화계의 여우주연상을 휩쓴 한지민이 영화 <조제>로 또 한번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조제> 속 주인공 '조제'를 연기하면서 '덜어냄'이라는 어려운 과제를 해낸 것이다.

 

한지민은 "내 숨소리가 들릴 정도로 영화가 차분하고 잔잔하다. 연기하면서 비우고 덜어내는 느낌이 강했다. 이런 작업은 나한테 생소했다"고 촬영 소회를 전했다.

 

 

<조제>는 처음 만난 그날부터 잊을 수 없는 이름 조제(한지민)와 영석(남주혁)이 함께한 가장 빛나는 순간을 그린 작품이다. 지난 10일 개봉 이후 코로나19 3차 확산 여파로 침체기를 맞은 극장가에서 6일째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한지민이 분한 '조제'는 다리가 불편해 바깥 출입이 자유롭지 못한 인물이다. 할머니와 단 둘이 사는 그는 자신의 집에서 만큼은 누구의 도움 없이 자유롭게 움직인다. 취미는 요리. 이런 조제만의 공간에 '영석'(남주혁)이라는 낯선 인물을 만나며 점차 성장해간다.

 

"나는 대가족 안에 살아서 혼자가 익숙하지 않다. 혼자서 생활하고, 할머니가 돌아가신 이후에도 혼자 사는 조제가 안쓰러웠다"고 말한 한지민은 조제의 '용기'는 부러웠단다. "사랑인지 아닌지 헷갈릴 때가 있다. 인연을 이을지 말지에 대한 고민도 있는 것 같다. 나라면 초조하고 불안할텐데 조제는 담담하게 이별의 말을 건넨다. 이별 앞에서 나 역시도 담담할 수는 없지만 배워가고 싶은 지점은 있다."

 

 

<조제>는 다나베 세이코의 일본소설 <조제와 호랑이와 물고기들>과 동명의 영화가 원작이다. 이는 일본 뿐만 아니라 국내 팬들에게도 많은 사랑을 받았다. 리메이크작에 출연하는 것은 원작 팬들의 기대감에 부응해야 하기에 부담이 따른다.

 

한지민은 "원작 소설은 10년 전에 봤다. 리메이크 된다고 했을 때 고민이 많았다. (원작 영화를)보게 되면 원작 조제가 나한테 강하게 들어올 거 같아서 시사 전에 찾아봤다"고 말했다.

 

"20대에 본 원작은 겨울이 되면 생각나는 영화로 남겨졌을 만큼 좋았다. 조제라는 캐릭터에 대한 매력도 높았다. 이번에는 차별점, 고민보다는 감독님 조차도 리메이크 하면서 부담감이 없진 않았겠지만 새롭게 담아내며서 새로운 작품을 한다는 마음으로 집중했다."

 

 

자신만의 세계가 있는 '조제'는 늘 상대방을 궁금하게 한다. 뭐든 경험해봤고, 무엇이든 다 아는 척척박사처럼 말하면서도 어딘가 여지를 남기기 때문이다. 조제를 연기한 순간을 한지민은 '성장통'이라 표현했다.

 

"김종관 감독님과의 작업 자체가 생소하고 낯선 작업이었다. 덜 채우는게 어려워서 이 작품으로 성장통을 겪고 있는 느낌이었다. 조제는 그녀만의 세계가 있다. 복잡하지만 그 안의 눈빛을 다 알지 못하겠더라. 그런 어려움들이 또 한번 연기 고민을 하게 했다."

 

<조제> 시나리오에는 감정 지문이 많지 않았단다. 때문에 배우로써는 스스로 캐릭터를 만들어간다는 점에서 끌렸다. 반면 한지민은 "매씬이 어려웠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나는 늘 캐릭터의 색이 명확하고, 한 감정으로 대사를 내뱉는 작업을 해왔다. '조제'의 언어는 영석이나 관객들이 무슨 얘기를 하는지 궁금해하는 지점이 있다. 조제는 소통이 단절된 인물이다. 책으로 접했던 것들을 이야기하는 것인데 받아들이는 입장에서 생경하거나 당황스럽지 않게 찾아가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늘 "보여주세요"라는 디렉션이었다면 이 작업은 덜 해야 해서 생소하고 어려운 작업이면서도 흥미로웠다."

 

인터뷰②에서 계속...

 

사진=BH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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