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in]관행인가, 법의 경계인가… Y병원 수술실 둘러싼 진실공방

-“응급 대응·재고 관리” 주장과 실제 영상 사이 간극… 법원이 가릴 핵심 쟁점
-진료기록 누락 시점도 공소사실 기간과 겹쳐… 전산 오류 주장 놓고 양측 맞서

이정우 기자

spooler_lee@naver.com | 2026-08-13 21:48:13

[HBN뉴스 = 이정우 기자] 그동안 지리하게 이어져 왔던 간호조무사와 의료기기 업체 직원 등 비의료인이 수술 과정에 관여하고 진료기록을 허위로 작성했다는 혐의로 재판이 진행중인 Y병원 K원장에 대한 변호인 반대신문이 지난 11일 서초동 법원에서 진행됐다.

 

이날 법정에서는 의료기기 업체 직원들의 수술실 출입을 둘러싼 병원 측의 해명과 관련 영상, 그리고 K원장의 진술 사이에 차이가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정황들이 제시됐다. 병원 측은 업체 직원들의 역할이 의료기기 확인과 재고 관리, 응급 상황에 대한 대응 등 제한적인 업무였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사진=법원

 

 그러나 관련 영상에 대해서는 업체 직원이 의료용 기구를 이용해 환자의 뼈에 구멍을 내거나 핀을 삽입·제거하는 과정에 관여한 장면이 있었다는 내용이 법정에서 다뤄졌다. K원장 역시 해당 행위가 있었던 사실 자체에 대해서는 인정하면서도, 핀의 규격과 깊이가 정해져 있었고 의사가 정확한 위치를 잡은 상태에서 옆에서 힘을 보탠 것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K원장은 해당 과정에서 환자에게 위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지 않았다는 취지로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환자의 신체에 직접 영향을 줄 수 있는 과정에 비의료인이 어느 정도까지 관여했는지는 이번 재판에서 확인해야 할 중요한 쟁점으로 남게 됐다.

 

수술실 인력 운영을 둘러싼 K원장의 진술도 주목을 받고 있다. K원장은 당시 의료진이 촬영 영상에 얼굴이 나오는 것을 꺼려 촬영을 거부했고, 다른 병원에서 진료 지원 업무를 한 경험이 있는 의료기기 업체 직원을 참여시켰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이 같은 설명을 놓고 검찰 측에서는 비의료인인 업체 직원이 수술 과정에서 일정한 역할을 맡았던 경위와 그 업무 범위가 무엇이었는지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취지의 문제 제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해당 영상이 촬영된 2020년 당시에는 현재와 같은 진료 지원 인력 제도가 법률적으로 정비되기 전이었다는 점도 법정에서 쟁점이 됐다. K원장은 당시 현장에서 관행적으로 사용하던 명칭이었다는 취지로 답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진료기록 작성 문제도 공방의 한 축이다. K원장은 병원 전산 시스템이 외래에서 처음 환자를 진료한 의사의 이름을 집도의로 자동 입력하는 구조여서 실제 수술 집도의나 보조 인력의 기록과 차이가 발생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보조의 이름이 기재되지 않은 시점이 검찰이 공소사실에서 문제 삼은 기간과 일부 겹친다는 점에서 양측의 주장이 맞서고 있다. 병원 측은 보건복지부 인증평가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한시적으로 기록 방식을 변경했으며 이후 정정이 가능했다는 취지로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검찰은 기록 누락의 경위와 그 의도가 무엇이었는지를 추가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법정에서는 의료기기 업체 직원의 수술실 출입이 의료계의 일반적인 관행이었다는 취지의 주장도 제기됐다. K원장은 다른 병원에서도 업체 직원들이 수술실에 들어오거나 핀 제거 과정 등을 돕는 경우가 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그러나 재판에서 판단해야 할 핵심은 그러한 관행이 실제로 존재했는지 여부만이 아니다. 해당 행위가 당시 의료 관련 법령상 허용되는 범위였는지, 환자의 안전을 위해 적절한 자격과 책임을 갖춘 인력이 참여했는지 등이 함께 따져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인력난과 관련한 K원장의 설명도 관심을 끌었다. K원장은 수술 과정에서 의사가 양손을 사용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별도의 보조 인력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이에 대해 검찰 측에서는 필요한 인력을 어떤 방식으로 확보했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참여한 인력의 자격과 업무 범위가 적절했는지가 쟁점이 될 가능성이 있다.

 

K원장은 또 Y병원에 수술실 9개와 소속 의사 26~27명이 있었다며 의료진 규모를 설명했다. 이를 두고 의료 인력 규모와 실제 수술실 운영 방식 사이에 어떤 관계가 있었는지도 향후 재판에서 살펴볼 부분으로 꼽힌다.

 

이번 재판에서 중요한 것은 어느 한쪽의 주장만으로 사실관계를 단정하는 것이 아니다. 수술 과정에 누가 참여했으며 각자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 진료기록은 어떤 경위로 작성됐는지, 당시의 의료법과 관련 규정에 비춰 각각의 행위가 적법했는지를 객관적인 증거를 통해 가리는 데 있다.

 

특히 수술은 환자의 신체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의료행위인 만큼 의료진의 자격과 역할, 기록의 정확성은 의료에 대한 신뢰와 직결된다. ‘관행이었다’거나 ‘인력이 필요했다’는 설명만으로 결론을 내릴 수도 없지만, 반대로 일부 정황만으로 위법성을 확정해서도 안 된다.

 

결국 이번 재판은 수술실에서 이뤄진 각각의 행위와 진료기록 작성 과정이 실제로 어떠했는지를 법원이 증거에 따라 판단하는 절차가 될 전망이다.

 

한편 재판부는 오는 9월 10일 의료기기 업체 소속으로 수술 과정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는 피고인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할 예정이며, 이어 10월에는 Y병원 전·현직 직원과 전문가 등에 대한 증인신문도 예정돼 있어 관련 쟁점을 둘러싼 법정 공방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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