킥스 비율 27%p 급락, 투자자 "어떤 지표 믿어야 하나" 불만
[하비엔뉴스 = 이동훈 기자] 롯데손해보험 최대주주인 사모펀드 JKL파트너스의 ‘엑시트(투자회수) 압박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롯데손보가 무·저해지 보험상품의 해지율 산정 방식인 ‘예외모형’을 여전히 고수해 논란의 중심에 다시 섰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롯데손보는 무·저해지 보험상품의 해지율 산정 방식을 원칙 모형이 아닌 예외모형을 쓰고 있다. 현재 예외모형을 적용하는 보험사는 롯데손보가 유일하다. 무·저해지 상품 비중이 높은 보험사는 예외모형을 적용할 경우 실적이나 지급여력비율이 상대적으로 유리하게 나타난다. 고객에게 미래에 지급할 금액을 낮게 산정할 수 있어 보험사의 재무 부담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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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손해보험 [사진=연합뉴스] |
금융당국은 지난해 11월 해지율 산정과 관련해 보험사에 원칙 모형 적용을 강력히 권고한 바 있다. 당시 금감원은 예외모형을 택한 보험사에 대해 대주주 면담을 실시하고, 올해 정기검사에서 우선 점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다른 보험사들은 대부분 ‘원칙 모형’이라는 표준적인 방식을 사용하는데, 롯데손보만 유일하게 예외 모형을 선택해 눈길을 끈다.
예외 모형을 사용하면 보험사가 미래에 고객에게 지급해야 할 돈을 낮게 평가할 수 있다고 한다. 이렇게 되면 당장 회사의 재무 상태가 좋아 보이는 효과가 나타난다. 롯데손보의 경우, 예외 모형으로 계산했을 때는 당기순이익이 242억 원이지만, 원칙 모형으로 계산하면 당기순손실 328억 원의 적자를 기록한다.
보험사가 보험금을 제때 지급할 수 있는 능력을 나타내는 지표인 킥스(K-ICS) 비율도 예외 모형을 쓰면 154.6%로 높게 나오지만, 원칙 모형을 적용하면 127.4%로 크게 떨어진다(27.2%p 하락). 이는 롯데손보의 재무 건전성 평가에 혼란을 줄 수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롯데손보의 실제 실적과 재무 상태를 파악하기 어렵다. 다른 보험사들은 원칙 모형을 따르기 때문에 롯데손보와 직접적인 비교도 어렵다. 한 투자자는 “기준이 달라서 어떤 지표를 믿어야 할지 모르겠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이번 롯데손보의 콜옵션 지연 사태가 예외 모형 적용의 후폭풍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킥스 비율이 낮아지면 자본 확충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그런데 롯데손보가 예외 모형 때문에 금융 당국의 압박을 받아 계획했던 후순위채 발행이 막히면서 콜옵션 상환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애초에 금융 당국이 두 가지 모형을 제시한 것 자체가 문제였다고 지적한다. 원칙 모형만 사용하도록 했어야 혼란을 막을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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