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업계,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APEC' 행보에 쏠린 눈

이동훈 기자 / 2025-10-16 14:21:51
완성차 업종, 한미무역협상 최대 수혜 유력
4대 그룹 총수, 한미 양국 막판 가교 역할

[HBN뉴스 = 이동훈 기자] 한미 무역협상 타결이 가시권에 들어섰다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제기되면서 국내 자동차 업계가 긴장 속에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한국과의 협상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언급 직후, 현대차, 기아 등 주요 완성차 주가가 일제히 급등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협상이 관세 불확실성 해소의 신호탄이 될 뿐 아니라, 이달 말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최종 타결의 분수령’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15일(현지시간) 베선트 장관은 CNBC 인터뷰에서 “한국과의 무역협상이 마무리 단계”라며 “디테일을 조정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연합뉴스 특파원 질문에 “향후 10일 내로 무엇인가를 기대한다”고 답하며, APEC 직전 타결 가능성을 시사했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사진=연합뉴스]

같은 날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역시 워싱턴DC에서 “빠른 속도로 조율 중”이라며, 대규모 대미 투자(3500억 달러) 관련 외환시장 안전장치 제안에 “미국이 이를 받아들일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한미 협상이 타결될 경우 가장 큰 수혜를 꼽히는 업종은 단연 자동차 업종이다.

KB증권은 한국산 자동차의 미국 수출 관세를 2025년 25%, 2026년 이후 15%로 가정해 실적을 추정하고 있다. 만약 이번 APEC 시점에 관세율이 조기 하향(15%) 적용될 경우, 현대차·기아의 영업이익은 각각 3000억~2500억원가량 개선될 수 있다.

이에 따라 한국시간 16일 오전 9시 54분 기준 현대차(+8.5%), 기아(+7.0%), 현대모비스(+3.2%) 등 자동차주가 동반 급등했다. 다만 증권가는 “관세 인하 효과가 이미 전망치에 일부 반영돼 있어 단기적인 실적 상향 여력은 제한적”이라며, ‘심리적 불확실성 해소’의 의미가 더 크다고 진단한다.

협상 타결의 향방이 외교적 합의만 아니라 기업의 투자 실행력과 신뢰 확보에 달려 있다는 점에서, 이번 논의는 경제외교의 무대이기도 하다.

경주에서 열릴 APEC 정상회의는 단순한 외교 이벤트를 넘어, 한국 재계의 외교력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이번 협상은 단순히 ‘관세 감축’이 아니라, 한국의 대미 투자 신뢰성과 산업 공급망 협력을 재확인하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정상회담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과 4대 그룹 총수의 회동도 예고됐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주선으로 플로리다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골프 회동을 가질 예정이다.

특히 최태원 회장은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자격으로 이번 APEC 기간 산업계 대표 자격으로 주요 회담과 경제인 라운드테이블에 참석할 가능성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관세 협상과 투자 약속이 단순한 ‘정부 대 정부 협상’이 아니라 기업 신뢰도와 맞물려 있는 만큼, 재계의 역할이 실질적 조율자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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