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500억달러 이상" vs 한국 "사업성 검토"...알래스카 LNG 온도차

이필선 기자 / 2026-10-01 08:39:30
텍사스 223억·원전 최대 1200억·알래스카 500억달러 이상 거론
정부 "상업적 합리성 기준"...투자 원리금 회수 가능성이 핵심

[HBN뉴스 = 이필선 기자] 미국이 한국의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 투자 규모를 500억달러 이상으로 제시하면서 알래스카 사업의 상업성이 2000억달러 대미 전략투자 계획의 변수로 떠올랐다. 텍사스 가스발전과 원전, 알래스카 LNG에 거론된 금액을 기준으로 보면 투자 한도의 상당 부분이 세 사업에 배정될 수 있다. 한국 정부는 알래스카 LNG를 아직 사업성 검토 단계로 두고 상업적 합리성이 확인돼야 추진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한국의 대미 투자 프로젝트로 텍사스 가스복합화력발전소와 대형 원전 8기, 알래스카 LNG 사업을 제시했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알래스카 LNG와 관련해 한국의 투자 규모가 500억달러를 넘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 상무부 장관과 면담하는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모습 [사진=산업통상부]

한국 정부가 밝힌 사업별 추진 단계에는 차이가 있다. 대미 전략투자 공식 1호 사업인 텍사스 엔시날 가스복합화력발전소는 223억달러 규모로 추진한다. 원전 사업은 최대 1200억달러 규모의 투자 프레임워크를 토대로 대형 원전 8기 건설을 추진하되 개별 사업별 상업성 검토가 남아 있다. 알래스카 LNG는 사업 검토에 착수하는 단계다.

원전 사업의 최대 1200억달러는 건설비 1000억달러와 공사비 초과 등에 대비한 예비비 200억달러로 구성된다. 예비비는 실제 사용되지 않더라도 대미 전략투자 이행액으로 인정된다.

원전 프레임워크의 최대치인 1200억달러와 러트닉 장관이 언급한 알래스카 투자액의 하한인 500억달러를 기준으로 텍사스 가스발전 223억달러까지 단순 합산하면 1923억달러다. 2000억달러 한도의 약 96.2%에 해당하며 한도와의 차이는 77억달러다.

다만 1923억달러는 확정 투자액의 합계가 아니다. 원전은 최대 투자 규모를, 알래스카는 미국 측이 밝힌 투자 규모의 하한을 각각 적용한 비교치다. 개별 원전 프로젝트는 상업성 검토와 관련 절차를 거쳐 추진 여부를 결정하고 알래스카 LNG도 한국 정부가 최종 투자 여부를 결정한 단계가 아니다.

알래스카 LNG는 알래스카 북부 노스슬로프에서 생산된 천연가스를 약 1300㎞의 가스관을 통해 남부로 운송한 뒤 액화해 수출하는 사업이다. 업계에서는 대규모 초기 투자비가 필요한 사업으로 본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지난달 22일 알래스카 LNG의 상업적 합리성이 떨어진다고 평가하면서도 호르무즈·말라카·대만해협·파나마 운하 등 기존 LNG 수송로의 지정학적 위험을 들어 에너지 안보 측면에서 전략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 입장에서는 미국 측이 밝힌 500억달러 이상의 투자 규모가 실제 반영될 경우 알래스카 한 사업이 2000억달러 대미 전략투자 한도의 4분의 1 이상을 차지하게 된다. 정부가 정한 상업적 합리성의 판단 기준은 개별 사업의 예상 존속기간 동안 한국에 분배되는 총예상 수입이 투자 원리금을 모두 충당할 수 있는지 여부다. 알래스카 사업에서도 투자금 회수에 필요한 수익과 현금흐름 확보 여부가 관건이 된다.

국내 산업에 돌아오는 실익도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미국은 사업 추진 시 한국 기업에 우호적인 참여 여건을 조성하고 관련 기자재 관세 인하 혜택을 제공하기로 했지만 구체적인 국내 기업 참여 범위와 발주 규모는 정해지지 않았다. 경제성 있는 조건의 장기 LNG 구매계약과 한국의 우선 접근권도 사업 추진 조건에 포함돼 있다.

김 장관은 알래스카 LNG 사업에 대해 상업적 합리성을 기준으로 참여 여부를 판단한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정부는 알래스카 사업이 추진되더라도 대미 전략투자 규모가 총 2000억달러를 넘지 않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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