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란 전면전 조짐...LIG넥스원 등 방산업계 "양날의 칼"

이동훈 기자 / 2025-06-16 09:15:09
국내 무기체계, 이스라엘 대체 수출국으로 부각
친이란 세력 보복 가능성, 새로운 위협으로 부상

[하비엔뉴스 = 이동훈 기자] 이스라엘이 이란 수도 테헤란을 포함한 주요 핵시설 및 전략거점을 공습하면서 중동지역 긴장이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이에 따라 글로벌 시장에서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급부상했고, 한국 방위산업계는 뜻밖의 수혜를 입고 있다. 반면 한국이 이스라엘 무기체계를 대체할 수출국으로 부각될 경우, 국제 테러조직 혹은 친이란 무장세력들의 보복 표적이 될 가능성도 간과할 수 없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16일 외신 등에 다르면 이스라엘과 이란, 양측의 공습표적이 에너지 기반 시설 뿐만 아니라 도심 지역까지 확대되고 있다.  

 

 이란의 미사일 공습에 맞서 발사되는 이스라엘의 아이언돔 [사진=EPA연합뉴스, 연합뉴스]

양국 간 충돌이 사흘째 이어지면서 민간 사상자도 크게 늘고 있다. 현지시간 15일 기준 이스라엘 측은 최소 13명이 숨지고 380명이 부상했다. 이란 측도 14일까지 총 128명이 숨지고 부상자 수는 약 9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과 유럽 주요국이 교전 중단을 요구하며 외교적 중재에 나섰지만, 양측 모두 당장 물러설 기미는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게다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스라엘과 이란의 (휴전) 합의를 바란다”면서도 “때론 국가들이 먼저 싸워서 해결해야 한다”는 등 사태를 관망하는 태도를 보여 당장 종전이 이뤄질 가능성은 매우 낮은 형편이다.

이 같은 지정학적 충돌은 글로벌 금융시장에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한편, 국내 방위산업계에는 뜻밖의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14일 기준 국내 증시에서는 LIG넥스원이 14.35%, 한국항공우주 7.96%, 엠앤씨솔루션 7.43%, 현대로템 3.95%, 한화시스템 2.64% 등 주요 방산주가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업계 관계자들은 “지정학적 갈등이 고조될수록 첨단 무기와 방산 시스템 수요는 늘어나기 마련”이라며 “이스라엘의 무기 체계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이 한국산 대체 공급처로 주목할 가능성도 커졌다”고 진단했다.

정동익·서준모 KB증권 연구원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미국, 러시아에 이어 세계 상위권 무기 수출국으로 평가받는다. 동시에 한국과는 협력과 경쟁이 혼재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한화의 레드백 장갑차에는 이스라엘산 포탑과 능동방어체계가 적용되었고, 무인기 및 장거리 레이더도 이스라엘 기술을 일부 도입해 운용 중이다.

반면 한국의 천궁-II, 현궁, K2 전차, K9 자주포는 각각 이스라엘의 다비드슬링, 스파이크, 메르카바, 시그마 자주포와 직접적으로 경쟁하고 있는 무기체계들이다. 스파이크 미사일은 이미 40개국 이상에 수출된 베스트셀러이며, 핀란드·아제르바이잔·싱가포르 등도 이스라엘 무기체계를 도입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 전쟁으로 인해 이스라엘은 자국 방어를 최우선시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고, 이에 따라 보유 물자 비축 및 신규 생산물량의 해외 판매가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상대적으로 한국산 무기의 수출 기회를 확대시키는 결정적 요인이다. 실제로 2023년 모로코에 대한 메르카바 전차 수출 추진이 하마스와의 전쟁으로 중단된 선례가 있다.

특히 중동과 북아프리카 등 이슬람권 국가들에서 이스라엘에 대한 반감이 더욱 고조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해당 지역에서 한국산 무기의 상대적 수요가 상승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러나 이번 분쟁이 전면전이나 장기전으로 확대될 경우 한국 방산기업에도 상당한 리스크가 따른다. 국제유가 급등, 원자재 가격 상승, 호르무즈 해협 봉쇄 장기화에 따른 물류비 부담 증가는 기업 경영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한 이스라엘과의 공동개발 프로젝트나 부품 공급망에서 차질이 발생할 경우, 기술 이전 지연 및 생산일정 차질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무엇보다 한국이 이란과 적대관계에 있는 이스라엘 무기체계를 대체할 수출국으로 부각될 경우, 국제 테러조직 혹은 친이란 무장세력들의 보복 표적이 될 가능성도 간과할 수 없다. 무기 수출이 안보 리스크로 되돌아올 수 있는 복합적 위협 구도가 형성되고 있는 셈이다.

외교안보 전문가 A씨는 “이번 분쟁이 한국 방위산업에 수출 확대라는 기회를 열어준 것은 분명하지만 이는 동시에 전례 없는 안보적·외교적 위험을 동반하는 이중의 칼날”이라며 “정부 차원의 종합적인 전략과 글로벌 리스크 대응체계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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