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일게이트 창업자 이혼 ①] 권혁빈 의장, '가정 유지' 고집 속내

이동훈 기자 / 2025-11-13 10:55:23
결혼 유지 vs 경영 방어...'가정 유지' 카드의 본질

[HBN뉴스 = 이동훈 기자] 권혁빈 스마일게이트 창업자이자 최고비전제시책임자(CVO)가 이혼 소송에 들어간 가운데 "가정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업계에서는 이를 단순한 사적 선택으로 보지 않는다. 양측이 가장 치열하게 맞서는 쟁점은 단연 ‘기여도’다. 이 씨의 초기 지분 출자와 등기임원 이력이 존재해 단순한 가사소송과는 구조적으로 다르다. 법조계는 "기여도는 통상 가장 길고 복잡한 쟁점이 되는 영역"이라며 이번 소송 역시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편집자 주>


① 권혁빈 스마일게이트 의장, '가정 유지' 고집 속내
② 8조 원대 이혼소송...스마일게이트 지배구조의 균열
③ 로스트아크 글로벌 확장기...이혼 리스크가 치명적인 이유 

 권혁빈 스마일게이트홀딩스 의장 [사진=스마일게이트]

12일 서울가정법원 가사합의3부는 권혁빈 스마일게이트홀딩스 의장의 배우자 이 모씨가 제기한 이혼 소송의 첫 변론기일을 비공개로 진행했다. 2022년 소송 제기 후 3년 만의 본격 심리다.

쟁점은 명확하다. 스마일게이트홀딩스는 권혁빈 의장이 지분 100%를 보유한 비상장 지주사로, 이번 소송의 핵심은 바로 이 회사의 가치와 재산분할 규모다. 감정 방식에 따라 기업가치는 5조원대에서 최대 8조원대까지 폭넓게 평가되고 있으며, 배우자 이씨는 이 중 지분의 절반을 재산분할로 요구하고 있다.

양측이 주장하는 기업가치 산정액에는 약 3조원가량의 격차가 존재해, 향후 감정 결과와 기여도 판단을 둘러싼 치열한 공방이 불가피할 전망이었다. 하지만 이날 권 의장 측은 대리인을 통해 “가정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한국 법원의 유책주의에 따라, 혼인 파탄 책임이 권 의장에게 없다고 인정되면 이혼은 성립하지 않는다. 즉, “이혼 의사가 없다”는 권 의장의 선택은 재산분할 이슈 자체를 지연·무력화하는 전략적 효과도 있다.

이번 소송의 핵심은 바로 이 회사의 가치와 재산분할 규모다. 감정 방식에 따라 기업가치는 5조원대에서 최대 8조원대까지 폭넓게 평가되고 있으며, 배우자 이 씨는 이 중 지분의 절반을 재산분할로 요구하고 있다.

이 씨는 스마일게이트 설립 초기부터 회사에 직접 참여했고, 초기 자본금 5000만 원 중 30% 출자, 2002년 대표이사로 약 5개월 등기, 2005년 이사직 8개월 재직 즉, 단순한 ‘배우자’가 아니라 지분을 투자하고 등기임원으로 활동한 공동 창업자 이력이 존재한다고 주장한다.

이씨가 보유하던 지분은 모두 텐센트에 매각된 걸로 알려졌다, 초기 참여 이력은 재산 형성 기여도를 판단하는 데 중요한 요소가 된다. 현재는 권혁빈 의장이 스마일게이트홀딩스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초기 출자·등기임원 경력·공동 창업자라는 타이틀이 모두 인정되는 상황에서, 기여도를 낮은 수준으로 판단하기는 쉽지 않다"고 진단한다.

기여도 산정이 까다로운 이유는 여러 가지 요인들이 겹쳐 있다. 먼저 창업 초기 기업의 기여도는 문서로 남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 아이디어 논의, 초기 의사결정, 네트워크 제공, 인력 구성 등은 객관적 지표로 측정하기 어렵다.

또한 스마일게이트는 설립 20년이 넘은 비상장 지주사 구조다. 상장사처럼 투명한 가치 평가 기준이 없기 때문에, 재산형성과 가치증가에 대한 기여도를 감정으로 완전히 분리하기 어렵다.

아울러 부부 공동 생활기여, 창업기 생활 안정 지원, 자본 마련 등이 모두 기여도 판단의 범위에 포함된다. 이 때문에 대형 창업자 이혼 소송에서는 ‘기여도’가 가장 길고 치열한 쟁점이 되는 경우가 많다.

이혼소송에서 재산분할은 이혼이 성립된 이후에야 비로소 진행되지만, 기업가치 자체가 ‘고무줄’처럼 달라진다는 점 역시 재판 장기화의 핵심 변수로 꼽힌다. 감정인의 평가 결과는 5조원대에서 최대 8조원대까지 넓게 분포하고 있으며, 평가 방식의 차이만으로도 최대 3조원가량의 격차가 발생한다. 여기에 원고 이씨가 스마일게이트홀딩스 지분의 절반을 재산분할로 요구하고 있다는 점은 분쟁의 규모를 더욱 키우는 요소다.

비상장사인 스마일게이트홀딩스는 시장 거래가 존재하지 않아 감정 방식 선택 자체가 재판의 핵심 쟁점이 된다. 어떤 평가 기준을 채택하느냐에 따라 기업가치가 수조 원 단위로 요동치는 만큼, ‘기여도 산정’과 ‘기업가치 평가’라는 두 난제가 서로 얽히면서 재판의 복잡성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현재 단계에서 또 다른 핵심은 이혼 자체가 성립할지 여부다. 한국 법원의 유책주의 원칙에 따라, 혼인 파탄의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가 먼저 판단된다. 이혼이 성립해야 재산분할 논의도 본격적으로 시작되므로, 이혼 책임·기여도·기업가치 평가가 순차적으로 병렬 진행되는 구조가 되어 재판이 짧아질 가능성은 매우 낮다.

법조계 관계자는 "기여도 쟁점만으로도 심리가 몇 년씩 이어지는 사례가 많다. 여기에 기업가치 감정과 비상장 지분 평가가 겹치면 재판은 최소 수년 이상 장기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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