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운용 수익률 4% vs 고정금리 7%, 뼈아픈 '역마진' 늪 빠지나
[HBN뉴스 = 이동훈 기자] 삼성생명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경영진 보수와 성과급을 크게 늘린 가운데, 유배당 보험 계약자들은 여전히 배당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져 논란을 자초하고 있다.
회사는 과거 고금리 상품에서 발생한 누적 결손을 이유로 배당이 어렵다는 입장이지만, 보험사의 실적 개선과 경영진 보상 확대가 동시에 나타나면서 계약자 체감과의 괴리를 둘러싼 논의가 제기되고 있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홍원학 삼성생명 사장은 지난해 총 21억6100만 원의 보수를 수령했다. 이 가운데 상여금은 10억9600만 원으로, 회사는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이 2조3028억 원으로 전년 대비 9.3% 증가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점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신계약 보험계약마진(CSM) 확대 등 미래 수익성 개선 성과도 보수 산정에 반영됐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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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생명 본사 [사진=삼성생명] |
유배당 보험 관련 지표에서는 다른 모습이 나타났다. 삼성생명은 지난해 말 기준 보유한 유배당 보험 계약 148만 건과 관련해, 지금까지 이익잉여금으로 유배당 결손을 보전한 금액만 11조30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과거 고금리 시기에 판매된 확정금리형 상품 구조와 이후 장기간 이어진 저금리 환경이 맞물리며 운용 수익률이 지급 이자를 밑도는 ‘역마진’ 구조가 고착화된 데 따른 것이다. 삼성생명에 따르면 현재 자산운용수익률은 4% 수준인 반면, 고정금리 유배당 계약에 매년 지급해야 할 이자는 평균 7%에 달해 상당한 손실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보험사는 유배당 상품의 경우 계약자 배당을 위해 별도의 계정을 관리하는데, 해당 계정에 누적 결손이 존재할 경우 배당이 제한될 수 있다.
최근 삼성전자의 자사주 소각에 따라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금산법) 요건을 준수하기 위해 삼성생명도 보유 중이던 삼성전자 지분 일부를 매각해 이익이 발생했지만, 이 역시 유배당 계약자 배당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회사 측은 "해당 매각 이익에서 발생한 유배당 계약 배분 금액을 포함하더라도 유배당 계약의 손익은 결손인 상황"이라며 누적 결손이 해소되기 전까지는 배당 재원이 발생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 같은 상황을 두고 일부 계약자들 사이에서는 의문이 제기된다. 회사는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경영진 보수와 성과급이 크게 늘었지만, 정작 유배당 보험 계약자들은 수년째 배당을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험사의 실적 개선과 경영진 보상 확대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고객 배당은 여전히 ‘0원’에 머물러 있다는 점이 체감상 괴리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금융권에서는 이러한 구조가 회계적으로는 법과 규정에 부합하지만, 소비자 관점에서는 이해하기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특히 보험사가 높은 실적을 기록하는 상황에서 과거 상품 구조에서 발생한 결손이 계약자 배당에 장기간 영향을 미치는 구조가 적절한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유배당 보험은 회사와 계약자가 이익을 나누는 구조라는 점에서 계약자 기대가 높을 수밖에 없다”며 “과거 상품 구조에서 발생한 결손을 어떻게 관리하고 계약자와 이해관계를 조정할지에 대한 정책적 논의와 함께, 이러한 구조를 계약자들에게 충분히 설명하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HBN뉴스는 이 같은 계약자 배당 문제와 관련해 추가적인 입장을 듣기 위해 삼성생명 측에 수차례 전화와 문자로 연락을 취하고 질의를 남겼으나, 현재까지 어떠한 답변도 받지 못했다.
삼성생명은 향후 보장 수익률을 초과하는 자산운용수익률이 발생하거나 보유 투자자산의 매각 등을 통해 유배당 계정 귀속 이익이 기존 유배당 결손을 초과할 경우 배당 재원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결손 보전액 규모가 11조 원을 넘는 데다 역마진이 지속되고 있어, 실제 계약자 배당이 재개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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