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덜한 '신동'만 승계? 사업 재편설 속 관측 엇갈려
[HBN뉴스 = 이동훈 기자] 풍산을 두고 방산 부문 매각설이 확산되면서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IB업계를 중심으로 관련 논의가 거론되는 가운데, 매각 추진 여부와 배경을 둘러싼 다양한 해석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풍산그룹은 외국계 IB 라자드(Lazard)를 매각 주관사로, 삼일회계법인을 회계 자문사로 선정하고 방산 부문 매각이라는 절차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잠재적 인수 후보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LIG넥스원 등이 거론되며, 예상 매각가는 1조5000억 원 안팎 수준으로 추정된다.
풍산그룹이 매각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배경에는 류진 회장의 장남 로이스 류(한국명 류성곤) 부사장의 '국적 리스크'가 자리 잡고 있다는 주장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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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풍산그룹 본사. [사진=풍산그룹] |
1993년생인 로이스 류 부사장은 병역법상 국적 이탈 신고 기한 직전인 만 17세(2010년)에 한국 국적을 포기하고 미국 시민권을 취득했다.
국가 안보와 직결된 방위산업은 외국인의 경영 참여를 엄격히 통제한다. 외국인투자촉진법 및 방위사업법에 따라 외국인이 방산업체의 주요 임원이 되거나 지분을 취득하려면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허가와 방위사업청장의 별도 승인을 거쳐야 한다. 사실상 미국 국적자가 방산 사업의 경영권을 온전히 행사하기란 불가능에 가까운 구조다.
또 다른 난관은 후계자 본인의 ‘승계 의지 부재’다. 글로벌 투자은행(IB) 등 서구 금융권에서 경력을 쌓은 류 부사장은 한국의 제조·방산 기업 경영에 큰 뜻을 두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글로벌 방산 호황기로 매각가가 1조 5000억 원 안팎의 고점에 달한 지금, 방산 지분을 매각해 막대한 현금을 챙기고 외국인 지배 제약이 없는 신동(구리 가공) 사업부만 장남에게 물려주는 것이 류진 회장 입장에서는 가장 수월한 승계 방법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반면 풍산의 사업 구조 재편 가능성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있다. 방산 부문 비중을 축소하고 소재 중심 기업으로의 전환을 모색하는 전략적 판단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풍산은 현재 탄약 등을 생산하는 방산 부문과 구리 및 구리합금 소재를 가공하는 신동 부문으로 구성돼 있다. 매출 기준으로는 신동 부문 비중이 더 크지만, 수익성 측면에서는 방산 부문의 기여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신동 부문은 구리 가격 상승,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충, 전력망 인프라 투자 등으로 가치 상승 가능성이 제기된다.
다만 실제 매각 성사까지는 넘어야 할 현실적 장벽도 만만치 않다. 공정거래위원회의 독과점 심사 리스크가 대표적이다. 풍산이 국내 소구경 탄약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만큼, 거론되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기존 방산 대기업들이 조 단위 규모로 인수에 나설 경우 까다로운 기업결합 심사를 통과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가 업계에서 제기되고 있다.
풍산은 최근 “기업가치 및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사업구조 개편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나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공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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