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현모 KT 대표, ‘연임 적격’ 판정에도 ‘복수 후보’ 자청 “왜”

이길주 / 2022-12-14 15:03:10

[하비엔=이길주 기자] 지난 13일 대표이사후보심사위원회로부터 차기 대표로 적격 평가를 받은 구현모 KT 대표가 복수 후보와 경쟁하겠다는 뜻을 이사회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져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KT 이사회는 구 대표의 이같은 의사에 따라 내부 논의를 거쳐 이달 중 추가 심사를 진행한 후 차기 대표이사 후보를 확정하기로 했다. 

 

▲ 구현모 KT 대표. [사진=KT]


이에 따라 심사위원회는 후보 지원자가 나올 경우, 회의를 통해 지원자에 대한 심사를 진행하게 된다. 또 이를 바탕으로 KT 이사회는 최종 후보를 낙점한 뒤 내년 3월 주주총회에서 차기 대표를 선임할 예정이다.

이처럼 구 대표가 복수 후보 검토를 자청하고 나선 것에 대해 KT의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을 의식한 것으로 보여진다. 앞서 국민연금은 KT와 같은 소유 분산 기업(오너 없는 기업)의 지배구조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김태현 국민연금 이사장은 최근 가진 기자간담회를 통해 “소유 분산 기업이 대표이사나 회장 선임 및 연임 과정에서 현직자 우선 심사와 같은 내부인 차별과 외부 인사 허용 문제를 두고 쟁점이 되고 있는데, 이는 사회적 공감대를 이룰 명확한 기준이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고 언급했다.

 

이에 구 대표는 국민연금의 문제 제기에 대해 정면돌파를 위한 방편으로 단독 후보 대신 다른 후보자와의 경선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자신의 그간 경영성과를 공정하게 평가받겠다는 것이다.

 

구 대표는 ‘디지코(디지털플랫폼기업) KT’를 선언한 이후 2년간 매출과 이익 측면에서 높은 성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KT노조 역시 구 대표 연임에 무게를 실어 주고 있다. KT는 현재 제1노조인 ‘KT노조’와 제2노조인 ‘KT새노조’가 쌍립하고 있다. KT새노조는 연임에 반대 입장을 강하게 표명하고 있는 반면, KT 전체 조합원의 99%(1만6000여명)를 차지하고 있는 ‘KT노조’는 연임에 찬성하는 분위기다.

KT노조 측은 구 대표가 10여년 만의 내부 출신 CEO로, 재임 기간 동안 대내·외 여러 가지 어려운 경영 환경 속에서도 괄목한 만한 경영 성과를 낸 점을 꼽고 있다.

KT노조 관계자는 “구현모 대표가 앞으로도 KT를 안정적으로 이끌어야, 이제 막 본 궤도에 오른 KT의 미래비전이 성공적으로 결실을 맺을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구 대표의 연임을 완전히 낙관하기는 이르다. 구 대표는 현재 정치자금법 위반·횡령 등 사법 리스크가 해결되지 않은 데다, 예상치 못한 제3의 유력 인물이 대표 후보로 나설 경우 승부를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한편 KT의 지분 구조는 국민연금이 10.35%, 현대자동차그룹이 7.79%, 신한은행이 5.58% 등으로 분산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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