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자에 직접 위로의 뜻 전달 위한 차원
[HBN뉴스 = 홍세기 기자] 박상진 한국산업은행 회장이 직장 갑질 피해를 신고한 직원에게 여러 차례 전화·면담·문자로 연락한 사실이 확인됐다. 임직원 3000명이 넘는 산업은행에서 갑질 피해 신고자에게 회장이 직접 전화하고 면담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한 언론매체 보도 등에 따르면, 박 회장은 산업은행 고충처리위원회가 신고자 A씨에 대한 대면 조사를 진행하기 전날인 지난 10일 오후 9시를 전후로 A씨와 세 차례 통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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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산업은행 본점과 박상진 산업은행 회장. [사진=한국산업은행, 금융위원회] |
통화는 각각 20초, 16분34초, 7분54초로 총 25분가량 이어졌으며 이튿날에는 오전 휴가를 낸 A씨를 자신의 집무실로 불러 약 25분간 면담하기도 했다.
A씨는 박 회장과의 통화와 면담에 대해 “회장이 갑질 당사자인 임원을 두둔하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박 회장은 “피해 직원을 걱정하는 마음에서 위로의 뜻을 전한 것”이라고 했다.
갑질 신고의 발단은 지난달 “사무실에서 쓸 스타일러를 (예산으로) 구매하라”는 지역본부장 B씨의 지시에서 시작됐다.
B씨는 스타일러 구매를 A씨에게 지시했고, A씨는 “부적절한 일”이라며 거부했다. 의류관리기인 스타일러는 100만~200만원대에 판매되는 가전제품이다. 예산이 책정되지 않은 스타일러를 구매하라는 압박을 거부하자 B씨의 괴롭힘이 이어졌다고 A씨는 주장하고 있다.
A씨는 직장 갑질로 B씨를 신고해 설 연휴 직전 노사 고충처리위원회 조사를 마쳤다. 박 회장과 A씨의 전화·대면 접촉은 고충처리위원회가 신고자 조사를 진행하기 전에 이뤄졌다.
박 회장은 신고자 A씨에게 어떤 이야기를 했을까. A씨는 “박 회장이 늦은 밤 전화를 걸어와 갑질 의혹이 제기된 지역본부장 B씨에 대해 ‘일을 잘해서 그 자리에 보냈기 때문에 내가 믿어줘야 한다. B씨가 사람을 잘 보듬을 줄을 몰라서 그렇지, 불법적인 행위를 한 것은 아니다’라는 취지로 말했다”고 주장했다.
또 대화 과정에서 A씨가 과거 겪었던 직장 괴롭힘 사건이 거론되자 “‘여적여’(여자의 적은 여자) 성격이 있었던 사건 아니냐”는 말도 했다고 전했다.
박 회장은 이튿날 A씨를 면담할 때는 “(B씨가) 개인 사무실에 스타일러를 놓으라고 한 것은 굉장히 부적절하다고 본다. 내가 전체적으로 조사를 하라고 해놨다”며 전날 통화와 다소 다른 톤으로 말했다고 A씨는 전했다.
A씨가 전날 통화의 ‘여적여’ 발언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자 “혹시 그런 일이었는지 걱정돼서 물어본 것”이라고 답했다고 한다.
박 회장은 연휴 기간 A씨에게 문자도 보냈다. A씨는 “박 회장과 접촉한 이후 이대로 문제가 덮이지는 않을까 하는 마음에 스트레스가 더 심해졌다”고 밝혔다.
박 회장이 A씨에게 접촉했다는 사실을 인지한 산업은행 고충처리위원회는 두 사람 사이의 대화 내용을 들여다보고 있다.
이에 박 회장은 사건을 보도한 언론 매체와 통화에서 “B씨를 두둔하려는 의도는 없었다. 신고자를 걱정하는 마음에 위로의 뜻을 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스타일러 사건’에 대해서도 은행의 시스템에 의해서 처리가 돼야 하는 사안이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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