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정부"최첨단 AI칩 다른 나라 주지 않겠다" 확고
[HBN뉴스 = 장익창 대기자]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한국에 내놓은 그래픽처리장치(GPU) 26만개 공급 공언에 대해 미국 정부가 급제동을 걸면서 국내 경제에 일파만파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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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사진=연합뉴스] |
한국을 찾은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지난달 30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치맥 회동을 하며 이른 바 'AI 깐부 동맹'을 공식화했다. 다음 날인 31일 젠슨 황은 엔비디아가 우리 정부와 삼성전자·SK그룹·현대차그룹·네이버클라우드 등 4개 기업에 최대 한화로 14조원 규모에 달하는 GPU 26만장을 공급하겠다고 공언했다. 이중 다수는 최신 'GB200 그레이스 블랙웰'이고, 'RTX 6000 시리즈'도 일부 혼합될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적으로 품귀 현상을 빚는 엔비디아의 GPU는 대규모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하는 병렬 연산에 특화돼 인공지능 모델의 학습·추론 등에 필수적으로 꼽힌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GPU 5만장 확보'를 공약했었는데 이를 두고 실현불가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던 상황에서 엄청난 낭보로 꼽혔다. 우리 정부는 젠슨 황의 공언을 두고 '인공지능 3대 강국'에 올라설 것이라며 떠들석하게 홍보에 열을 올렸다.
하지만 미국 정부가 엔비디아의 최첨단 AI칩을 다른 나라에 주지 않겠다고 선언하면서 급반전을 맞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일(현지 시각) 미국 CBS와 인터뷰에서 '엔비디아가 최첨단 반도체들을 중국에 팔도록 허락할 것이냐'라는 진행자 질문에 "최첨단에 있어서는 안 된다. 최첨단 칩은 미국 말고는 누구도 갖지 못하게 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공교롭게도 젠슨 황이 한국에 GPU 공급을 공언했던 날 녹화된 영상으로 드러났다. 한국 시간으로 지난달 30일 김해공항 공군기지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에서 엔비디아의 AI칩 중국 수출 문제는 안건에서 빠진 것으로 전해진다.
로이터통신은 "미 당국이 첨단 AI칩에 이전보다 강한 제재를 가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중국은 물론 전 세계가 첨단 반도체칩에 접근하는 것이 차단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젠슨 황은 차세대 AI칩 블랙웰의 중국 공급을 성사시키고자 공을 들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중 정상회담에서 이 문제를 거론하고자 했지만, 미 고위 관리들의 반발에 결국 블랙웰 중국 수출이 무산됐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는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에서 열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회담에서 엔비디아 차세대 AI칩 ‘블랙웰’의 중국 수출을 거론하려 했지만, 측근들의 반발에 결국 그러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중국 시장을 포기할 수 없는 젠슨 황은 미국 정부에 끈질기게 매달렸지만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과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등 주요 참모진들의 거센 반대에 끝내 마음을 바꿨다는 게 보도의 핵심이다. 결론적으로 중국 공급길이 막힌 젠슨 황으로서는 한국 공급으로 선회하고자 했지만 이 역시도 미국 정부가 제동을 건 셈이다.
이로 인해 국내 증시와 환율 등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지난 4일 코스피는 5거래일 만에 하락하며 전장보다 100.13포인트(2.37%) 내린 4121.74로 거래를 마쳤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2조5029억원, 7353억원어치 순매도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의 이날 코스피 순매도액은 지난 2021년 8월 13일(2조6990억원) 이후 최대 규모다. 반면 개인은 2021년 8월 13일(2조8040억원) 이후 역대 최대 규모인 3조2019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5일 코스피는 미국 발 인공지능(AI) 고평가 우려에 3900선마저 내 줬다. 한국거래소는 이날 오전 9시 36분 매도 사이드카를 발동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61% 하락한 4055.47로 개장 후 4000선이 무너지며 오전 10시 40분 기준 5% 이상 하락해 최저 3867.81을 기록했다.
불과 이틀 전까지만 해도 '11만 전자' 시대를 열었던 삼성전자는 5일 오전 11시 13분 현재 전 거래일보다 6%이상 하락한 9만8600원에 거래되고 있다. SK하이닉스도 6%하락한 55만원에 거래 중이다. 같은 시각 원·달러 환율은 1448원으로 1450원선을 위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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