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비엔=홍세기 기자] 김용빈 대우조선해양건설 회장이 지난 3일 대한컬링연맹 회장직과 대한체육회 이사직의 임기를 채우지 못한 채 사퇴했다. 김 회장은 최근 노조로부터 ‘대우조선해양건설 경영을 소홀히 하면서 외부 활동에 치중한다’는 규탄을 받아, 이와 무관해 보이지 않는다.
4일 업계에 따르면, 김 회장은 컬링연맹을 통해 “대내외 경영환경 악화로 회사 경영에만 온전히 집중해 경영 정상화를 이루기 위해 사임을 결정했다”며 “회사가 정상화할 때까지 모든 대한체육회 활동과 SNS 활동 등을 중단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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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용빈 대우조선해양건설 회장. [사진=연합뉴스] |
이어 “봉사활동과 사회공헌의 일환으로 컬링연맹 회장을 역임해 대한민국 동계 스포츠의 저변 확대와 위상을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개인의 영달을 위한 것처럼 비치는 부분이 있어 안타까웠다”고 덧붙였다.
김 회장의 갑작스런 사퇴 결정에 컬링연맹은 2023년 믹스더블 및 시니어 세계컬링선수권대회, 세계컬링연맹(WCF) 총회 등 국내에서 열리는 국제행사 준비에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김 회장의 사임 배경에는 최근 대우조선해양건설 노조와 정치권 일각에서 김 회장의 행보를 문제 삼으며 회장직 사퇴를 요구하는 것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전국건설기업노동조합 대우조선해양건설지부와 류호정 정의당 의원은 지난해 12월22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 회장을 규탄한 바 있다.
당시 이들은 “김 회장은 자신이 운영하는 여러 회사에 대여금 또는 해당 회사의 전환사채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대우조선해양건설 자금을 유출해 왔다”며 “결국 2022년 6월부터 임금체불과 4대 보험 미납이 발생했고, 건설현장에선 미지급금 증가로 협력 업체가 철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김 회장의 프로농구 고양 오리온 인수와 프로축구, 여자프로배구단 창단 계획 등에 대해 “체육계를 발판 삼아 자기과시와 홍보에만 열을 올린다는 우려와 비판을 받아왔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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