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유 대신 구독...가전 문법 바꾸자 수요 구조 변화
[HBN뉴스 = 이동훈 기자] 지정학적 리스크와 글로벌 경기 둔화 속에서도 LG전자가 1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제품 판매 중심에서 구독·플랫폼·B2B로 사업의 ‘관점’을 전환한 전략이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다만 확보된 성장의 문을 통해 지속적인 상승세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진정한 서비스 플랫폼 기업으로의 체질 개선과 통제 불가능한 외부 변수 대응이라는 중장기적 과제가 남았다.
LG전자는 7일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23조 7330억 원, 영업이익 1조 6736억 원의 잠정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4% 증가하며 1분기 기준 최대치를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시장 전망치를 상회하며 32.9%의 성장률을 나타냈다. LG전자는 이달 말 예정된 실적설명회를 통해 2026년도 1분기 연결기준 순이익과 사업본부별 경영실적을 발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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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전자 본사 [사진=연합뉴스] |
이번 실적의 주요 원인으로는 생활가전(HS) 사업의 사업 모델 전환이 꼽힌다. LG전자는 고물가 상황에서 제품 판매에만 집중하는 대신, 고객의 초기 부담을 낮춘 ‘가전 구독 서비스’로 사업의 관점을 옮겼다.
목돈을 들여 가전을 소유하는 방식에서 월 구독료 기반의 관리 서비스로 전환한 이 모델은 경기 위축기에도 실질적인 수요를 창출했다. 여기에 프리미엄 제품과 중저가형 ‘볼륨존’을 동시에 공략하는 전략이 더해지며, 과거 경기 사이클에 민감했던 수익 구조가 비교적 안정적인 지속 수익원으로 개편되었다는 분석이다.
기존 하드웨어 판매 중심의 사고에서 벗어난 사업 확장도 실적에 기여했다. 미디어엔터테인먼트(MS) 사업은 TV를 영상 기기가 아닌 ‘광고 및 콘텐츠 플랫폼’으로 재정의했다. 자체 OS인 webOS를 활용한 플랫폼 사업이 안착하며 전분기 대비 흑자 전환에 성공, 수익 구조 고도화 가능성을 제시했다.
전장(VS) 사업 역시 가전 분야의 기술력을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및 파워트레인으로 이식하는 관점의 확장을 통해 100조 원 이상의 수주잔고를 기반으로 한 성장 궤도에 진입했다. 생산지 최적화와 원가 개선 노력이 더해지며 회사의 주요 수익원으로 자리 잡았다.
반면 사업 모델 전환이 실적 상회를 이끌었으나, 상존하는 리스크에 대한 과제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지정학적 불확실성에 따른 물류비 상승은 개별 기업의 통제를 벗어난 변수이기 때문이다. 선제적 원가 개선으로 이번 위기를 방어했으나, 대외 악재 장기화 시 수익성 유지에 대한 하방 압력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또한 미래 성장 동력인 AI 데이터센터 냉각 솔루션 시장은 글로벌 기업들과의 경쟁이 치열한 분야다. 하드웨어의 신뢰성을 넘어 소프트웨어 제어 및 에너지 효율 관리 시스템 부문에서 시장이 납득할 만한 차별성을 입증해야 한다.
결국 LG전자가 ‘가전 제조 기업’을 넘어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 기업’으로 평가받기 위해서는 구독 모델과 B2B 사업의 매출 비중을 현재보다 높여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들은 "LG전자가 향후 제조 기반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서비스 플랫폼 기업의 유연함을 조직 내부에 얼마나 완성도 있게 안착 시킬 수 있는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본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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