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텔스를 넘어 'AI 전투기' 시대…미국VS중국, 공중 패권 다툼 격화

이동훈 기자 / 2025-06-26 13:43:44
전장의 과거·현재·미래까지 예측…'알고리즘 전쟁'
"스텔스 만으로 승패 갈리던 시대 지나" ...한국은?

[하비엔뉴스 = 이동훈 기자] 스텔스 기술은 더 이상 하늘을 지배하는 ‘끝판 기술’이 아니다. 미국과 중국을 비롯한 주요 강대국들은 이미 인공지능(AI)을 무장한 차세대 전투기 개발에 돌입하면서, 공중전의 패러다임이 스텔스 중심에서 ‘AI 전투 시스템’ 중심으로 급속히 이동하고 있다.


26일 방위산업계에 따르면, 세계 주요 국가들이 차세대 전투기 개발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영국, 일본, 이탈리아는 함께 ‘GCAP’이라는 공동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프랑스, 독일, 스페인은 ‘FCAS’라는 이름으로 협력하고 있다. 러시아는 독자적으로 ‘PAK DP’라는 스텔스 전투기 개발에 나섰다. 우리나라는 기존의 KF-21 전투기를 개량해서 계속 발전시킬지, 아니면 아예 새로운 6세대 전투기를 따로 개발할지를 두고 고심 중이다. 

 

 미 공군 차세대 최첨단 전투기 사업자로 선정된 보잉의 F-47 가상도 [자료=로이터 연합뉴스, 미 공군]

하지만 이들 대부분은 여전히 5세대에서 6세대로 진입 단계에 머물러 있는 반면, 미국과 중국 등은 이미 전투기 개발의 중심축을 ‘AI 기반 무기체계’로 옮기며, 6세대 개념을 넘어 전장의 과거와 현재는 물론 미래까지 예측하고 지배하는 AI 중심 전투체계를 본격 도입하고 있다

미국은 공군의 NGAD(차세대 공중지배), 해군의 F/A-XX 프로젝트를 통해 6세대 AI 전투기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인간 조종사와 AI 무인기가 협동작전을 수행하는 ‘MUM-T(유무인 복합 전투체계)’와, AI 자율 판단 능력을 갖춘 ‘로열 윙맨(Loyal Wingman)’ 무인전투기가 핵심이다. AI는 전장 상황을 실시간 분석하고, 수천 번의 모의 공중전을 통해 전술을 스스로 학습하며, 조종사보다 빠르고 정밀한 결정을 내릴 수 있다.

이와 동시에 중국도 자국 AI 언어모델 ‘딥시크(DeepSeek)’를 자국 차세대 전투기 개발에 본격적으로 도입하며 추격에 나서고 있다. 중국 항공무기 개발의 중심 기관인 선양항공기설계연구소는 딥시크를 통해 반복적인 설계 검토, 시뮬레이션, 설계 오류 탐지 등의 업무를 자동화하고 있다. 이를 통해 설계자는 더 창의적이고 전략적인 임무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다.

중국은 항모 탑재용 5세대 전투기 J-35의 다목적형·양용형 파생기 개발에도 AI를 적극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흐름은 단순한 기술 개발을 넘어 ‘AI 공군력’을 둘러싼 미·중의 패권 경쟁으로 이어지고 있다. 미국은 스텔스 우위를 넘어 AI 기반의 정보 지배 능력까지 전투기에 통합하고 있으며, 중국은 이를 맞서 자국산 LLM을 통해 개발 효율성과 독립성을 동시에 확보하려는 전략을 구사 중이다.

전문가들은 “AI가 전투기 설계·운용에 본격적으로 통합되면서 스텔스만으로 승패가 갈리던 시대는 끝나가고 있다”며 “미국과 중국의 경쟁은 단순한 하드웨어 전투기가 아닌, AI 알고리즘 전쟁의 양상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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