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한국 '마약 카르텔' 신시장 지옥도 막아야 한다

이동훈 기자 / 2025-09-29 15:09:03
코리안 프리미엄 10배 이익 '섬뜩한' 유혹
골든타임 중요, 강력한 범정부적 대응 필요

[HBN뉴스 = 이동훈 기자] 아르헨티나에서 마약 카르텔로 추정되는 조직이 여성 3명을 고문·살해하고 그 장면을 인스타그램으로 생중계한 사건이 발생했다. 단순한 잔혹 범죄가 아니라, 폭력·자기 과시·영향력 과시가 결합된 ‘사회 통제형 범죄’라는 점에서 충격을 더한다. 이 나라 수도인 부에노스아이레스 시민들은 거리로 나와 “우리의 삶은 쓰레기가 아니다”라며 분노를 토했다. 


하지만 이 비극은 결코 먼 남미의 이야기가 아니다. 한국 또한 중남미 마약 카르텔의 새로운 표적이자 ‘중계 기지’로 빠르게 변모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데이비드 카운터 인터폴 조직·신흥범죄국 국장은 최근 인터뷰에서 “한국은 마약 조직에게 매력적인 시장”이라고 경고해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그는 한국·일본이 ‘신흥 프리미엄 시장’으로 떠오르며, 합성마약(필로폰·케타민 등) 공급 루트가 급속히 확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골든 트라이앵글(태국·라오스·미얀마 접경지)’에서 생산된 합성 마약이 아시아 전역으로 퍼지는 가운데, 한국 역시 그 흐름의 끝단에 놓여 있는 것이다.

관세청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에서 적발된 마약은 2.68톤으로, 약 8933만 명이 동시에 투약 가능한 양이다. 이는 전년 대비 9배 폭증한 규모로, 역대 최대치다.

특히 강릉·부산항에서 적발된 코카인(2.3톤)은 페루와 에콰도르산으로, 남미 카르텔이 아시아로 수출 루트를 돌린 결과다. 미국·캐나다 국경 단속이 강화되자, 상대적으로 법적 제재가 느슨한 한국·일본·대만 등지로 이동한 것이다.

인터폴 등은 카르텔에게 한국 시장은 엄청난 ‘코리안 프리미엄'’을 제공한다고 우려한다. 동일한 마약류를 한국에서 유통할 경우 중남미 현지 대비 무려 5배에서 10배까지 높은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낮은 법적 리스크 또한 카르텔이 한국을 노리는 이유 중 하나이다. 현재 한국의 마약류 범죄에 대한 형량 수준이 카르텔의 활동 규모와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낮고, 범죄 수익 몰수나 자금 추적 시스템이 글로벌 마약 카르텔을 막아내기에는 미비하다는 지적이 있다. 이는 카르텔 구성원들에게 낮은 위험 부담으로 큰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인식을 줄 수 있다.

한국의 암호화폐 환경은 마약으로 얻은 막대한 자금을 세탁하는 데 용이성을 제공한다. 실제 마약 카르텔은 국경을 넘어 빠르게 자금을 이동시키면서도 공식적인 금융 기록을 남기지 않는 이슬람권의 비공식 송금 시스템인 ‘하왈라’를 마약 자금 세탁에 자주 악용한다.

아르헨티나 사건은 범죄 조직이 사회적 약자를 ‘통제의 수단’으로 삼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카르텔의 폭력은 언제나 사회적 약자를 향한다”며 “그들의 잔혹한 선전(프로파간다)은 두려움을 조성해 조직의 통제력을 확장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한다.

중남미 마약 카르텔은 더 이상 멀리 있지 않다.한국 역시 최근 청소년·여성 대상 ‘SNS 리쿠르팅형 마약 유입’이 급증하고 있다. 골든 타임을 놓친다면 자칫 한국이 새로운 마약 카르텔의 온실로 변모할 가능성마저 있는 셈이다.

그렇기에 전문가들은 이제는 마약 범죄를 수사기관의 단속 실적 경쟁이 아니라, 수사·정보·세관·금융감독을 통합한 범정부적 ‘마약 카르텔 대응기구’ 신설 등 국가 안보 사안으로 다뤄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렇지 않다면, ‘남의 일’이라 여겼던 잔혹한 참극이 어느새 우리의 일상에 도달할 수 있는 지옥도가 펼쳐질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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