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뉴욕오피스부동산투자신탁1호도 위기
[하비엔뉴스 = 홍세기 기자] 한국투자증권과 계열사 한국투자리얼에셋운용이 판매·운용한 해외 부동산 펀드들이 잇따라 대규모 손실과 만기 연장 실패, 불완전판매 논란에 휩싸이면서 투자자 보호와 내부통제 부실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투리얼에셋이 운용하던 ‘한국투자벨기에코어오피스부동산투자신탁2호’(벨기에 펀드)가 투자금 전액 손실을 당한데 이어 ‘한국투자뉴욕오피스부동산투자신탁1호’(뉴욕 펀드)도 위기의 그림자가 덮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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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투자증권 본사 전경 [사진=한국투자증권] |
◆ 벨기에 펀드 전액 손실, 불완전판매 논란 확산
대표적 사례인 '벨기에 펀드'는 브뤼셀 정부기관 임차 빌딩에 투자하는 구조로 2019년 출시 당시 ‘안정성’을 강조하며 판매됐으나, 글로벌 금리 인상과 현지 시장 침체로 자산 매각에 실패하고, 2024년 선순위 대출 만기 도래 후 채무불이행(EOD)으로 자산이 강제 처분되면서 투자자들은 원금을 전액 잃었다.
이 과정에서 투자자들에게 선순위 대주의 청산 위험성, 구조적 리스크 등에 대한 설명이 충분하지 않았다는 불완전판매 의혹이 제기됐다.
실제로 일부 투자자는 “위험성에 대해 전혀 고지받지 못했다”, “상품 설명서조차 받지 못했다”는 증언을 내놓고 있다. 금융감독원도 판매 과정의 불완전판매 여부를 건별로 조사 중이다.
현재 한국투자증권은 민원이 접수된 건에 대해 20~40% 수준의 배상안을 제시하고 있으나, 투자자들은 손실 규모에 비해 턱없이 낮다며 반발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배상 기준이 엄격하다며 완화를 주문했고, 실제로 배상 비율이 점진적으로 상향되고 있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전액 배상과 책임 있는 사과, 투명한 기준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 뉴욕 오피스 펀드도 위기...만기 연장 실패
벨기에 펀드 사태가 채 수습되기도 전에, 한국투자리얼에셋과 삼성SRA운용이 공동 투자한 '뉴욕 펀드'도 위기에 직면했다.
해당 펀드는 뉴욕 맨해튼 오피스 빌딩에 투자했으나, 삼성SRA 사모펀드 만기 연장이 투자자 반대로 불발되면서 대주단이 기한이익상실(EOD)을 선언할 수 있는 상황에 놓였다. EOD가 선언되면 담보권 실행, 강제 매각 등으로 투자자 손실이 현실화될 수 있다.
이 같은 연쇄 위기는 2017~2019년 저금리 시기 무분별하게 해외 부동산에 투자한 결과라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온다.
당시 현지 실사 없이 투자하거나, 대출을 과도하게 활용하는 등 리스크 관리의 기본이 지켜지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최근 5년간 국내 자산운용사와 증권사가 해외 부동산에 투자한 공모펀드 중 절반 가까이가 손실을 기록했고, 투자금 4조원 이상이 묶인 상태다.
◆ 투자자 보호·내부통제 강화 필요성 대두
한국투자증권은 상품 자체의 구조적 문제는 아니라는 입장이지만, 투자자 보호와 내부통제 부실, 계열사 리스크 전가 의혹 등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금융당국은 판매 절차, 만기 연장 과정의 투자자 동의 절차 준수 등도 집중 점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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