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적 5조에서 LNG·해양플랜트로 실적 반전, 최성안 '기술경영' 결실
[HBN뉴스 = 이동훈 기자] 삼성중공업이 길었던 적자 고리를 끊고 고부가가치 해양·LNG 시장에서 ‘기술경영’의 결실을 맺었다. 최성안 대표이사 부회장이 이끄는 기술 중심 체제는 ‘매각설’이 돌던 회사를 다시 글로벌 조선강국의 중심으로 끌어올렸다.
24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라이베리아 지역 원유운반선 3척을 한화 3411억 원 규모에 추가 수주하며 연간 목표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3분기 영업이익은 2381억 원으로 전년 대비 99% 급증, 실적과 수주 모두에서 완연한 반등세다. 누계 기준으로도 지난해 3분기부터 매출 7조 8000억원, 영업이익 5660억원을 달성한 상태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매각설이 돌던 회사가 ‘기술경영’과 ‘유연한 생산체계’로 부활한 배경에는 ‘최성안 부회장 매직’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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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중공업이 지난 8월25일 한미정상회담이 열린 미국 워싱턴 DC에서 비거 마린 그룹과 전략적 파트너십(MOU)를 체결한 모습. 왼쪽부터 김정관 한국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최성안 삼성중공업 대표이사, 프란체스코 발렌테 비거마린그룹 대표이사,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 [사진=삼성중공업] |
삼성중공업은 2015년부터 2022년까지 8년간 5조 원이 넘는 누적 적자를 기록했다. 해양플랜트 사업에서의 부진이 직격탄이었다. 국제 유가 급락으로 드릴십 발주가 끊기면서 유휴 설비만 떠안은 탓이다. 그러나 2022년 최성안 부회장이 대표이사로 취임하며 국면은 반전됐다.
그는 삼성엔지니어링 시절 보여준 위기극복 경험을 바탕으로, 기술 중심의 경영 체계를 삼성중공업에 이식했다. 거제조선소를 기술개발 허브로 삼고, LNG·FLNG 등 고부가가치 선종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했다.
“기술로 버텨야만 생존할 수 있다”는 철학 아래, 그는 공기저항 저감장치 ‘세이버 윈드캡’과 차세대 암모니아 연료전지 등 친환경 기술 투자에도 과감히 나섰다.
◆ 이재용 式 ‘기술경영’과 맞물린 도약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총수 복귀 후에도 삼성중공업을 매각하지 않았다. 방산·화학 계열은 정리했지만, 안팎의 압박에도 조선 부문은 “삼성 기술의 뿌리”로 남겼다. 최성안 부회장의 부임은 바로 그 철학의 연장선이었다. 엔지니어 출신 CEO가 조선업을 맡은 것은 “기술경영의 상징적 결정”이었다는 게 재계의 평가다.
2023년 삼성중공업은 영업이익 2333억 원으로 8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고, 2024년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인해 발생한 6000억 원대 파생상품 거래 손실에도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15.5% 늘어난 5000억 원대를 달성했다.
올해 매출액은 2023년 이후 선가 상승기에 수주한 선박과 해양 부문 매출 비중이 증가함에 따라 연초 가이던스로 제시한 10조 5000억 원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 글로벌 네트워크 확장, ‘해양의 초격차’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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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중공업이 수주해 납품한 선박. [사진=삼성중공업] |
삼성중공업은 최근 베트남·중국·국내 중소조선소와 협업하는 다층적 생산 구조로 고정비를 낮추고, 수익성을 높이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또한 해양플랜트 분야에서 삼성중공업은 세계 1위 기술 경쟁력을 확보했다.
미국의 대중 제재로 중국 위슨(Wison)이 국제 무대에서 사실상 퇴출되면서, 삼성중공업은 코랄·델핀 FLNG 수주에서 유리한 위치에 올랐다. FLNG 한 기당 매출은 2조~4조 원, 영업이익률은 10%에 달한다.
증권가는 삼성중공업의 향후 수익성을 상향 조정하며 “실적 개선세가 2028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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