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석유화학, 부진 딛고 하반기 반등 가능성은

이동훈 기자 / 2025-08-05 14:55:17
유가 하락·수요 둔화에 실적 급감
하반기 원가 안정·수급 회복 관심

[하비엔뉴스 = 이동훈 기자] 석유화학 업계가 글로벌 수요 둔화와 원재료 가격 급락에 따른 실적 압박을 겪고 있는 가운데, 하반기에는 원가 안정과 일부 품목 수급 회복을 바탕으로 반등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금호석유화학의 2분기 실적은 업황의 바닥 신호와 함께 여전히 남아 있는 시장 불확실성을 동시에 보여주는 대표 사례로 해석된다.


5일 금호석유화학은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652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45%, 전 분기 대비 46% 감소한 실적을 발표했다. 글로벌 수요 둔화와 유가 하락 영향 속에 주요 원재료 가격이 급락하면서 역래깅(lagging) 손실이 발생했다.  

 


석유화학 제품은 원재료를 미리 사들여 생산한 뒤 시차를 두고 판매하는 구조다. 그렇기에 원재료 가격이 급락할 경우 고가에 확보한 재고를 낮은 가격에 판매하게 돼 수익성에 부담이 생긴다. 반대로 원재료 가격이 급등할 땐 상대적으로 저렴한 재고를 활용해 일시적인 이익 증가가 나타날 수 있다. 이처럼 원가 반영이 실시간이 아닌 시차를 두고 나타나는 구조적 특성을 역래깅이라고 부른다.

여기에 일부 생산설비의 정기보수로 인한 일시적 차질까지 겹치며 금호석유화학의 2분기 실적이 위축됐다.

구체적으로는 EPDM과 열병합 설비의 정기 점검으로 생산이 일시 중단된 가운데, 부타디엔(BD), 아크릴로니트릴(AN), 스티렌모노머(SM) 등 주요 원재료 가격 급락에 따른 재고 평가손실이 발생했다. 여기에 SBR(스티렌부타디엔고무) 등 제품 가격 하락과 환율 하락, 라텍스 시장에서의 동남아 수출 경쟁 심화까지 더해지며 수익성 저하를 피하지 못했다.

다만 이러한 부진은 구조적 요인보다는 단기 충격에 가깝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고무·수지·페놀·발전 등 대부분의 사업부는 비교적 안정적인 실적 흐름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하반기에는 정기보수 종료와 원가 안정화가 실적 반등의 모멘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2분기 실적 부진을 통해 석유화학 산업이 여전히 유가·원재료 민감도가 높은 구조임을 재확인한 한편, 하반기부터는 실적의 바닥을 통과해 점진적인 회복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KB증권은 금호석유화학의 3분기 영업이익을 801억 원으로 예상하며, 합성고무 부문의 재고손실 해소와 라텍스 수급 개선을 핵심 요인으로 꼽았다.

불확실성도 여전히 상존한다. 특히 중국 내수 시장의 회복 속도가 더디고, 주요 글로벌 업체들과의 공급 경쟁도 계속되고 있는 점은 부담 요인으로 지적된다.

중국의 내수 수요가 살아나지 않으면 국내 석유화학업체들의 수출 물량이 감소하고, 아시아 전역에서 공급 과잉 현상이 심화되면서 제품 단가 하락과 수익성 악화로 직결될 수 있다.

여기에 미·중 갈등 속에서 확대되고 있는 보호무역주의와 일부 국가의 관세 강화 조치 등 통상 환경의 불확실성도 석유화학 업계 전반의 중장기 수익성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석유화학 업황이 여전히 글로벌 수급 상황과 대외 통상 변수에 민감한 구조인 만큼 하반기에도 신중한 시장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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