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임 하락·비용 급등에 LCC 적자 위기
[HBN뉴스 = 이동훈 기자] 국제선 여객 수요가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항공산업의 온기는 특정 대형사에만 머물러 있다. 운임 약세와 비용 급등 속에서 중소 항공사들은 적자 전환의 위기에 놓였고, ‘대형항공사 중심의 산업 구조’가 오히려 국내 항공산업의 건강성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15일 9월 항공 통계에 따르면, 전국공항 기준 국제선 여객은 755만 명으로 전년 대비 4.1% 늘었다. 하지만 항공사별로 보면 온도차가 뚜렷하다. 대한항공은 중국·유럽 노선 수요에 힘입어 9% 증가했지만, 아시아나항공(-1%), 진에어(-8%), 제주항공(-3%) 등 저비용항공사(LCC)는 대부분 감소세였다. 성수기 효과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온기가 고르게 퍼지지 못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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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본 기사 내용과 관계 없음. [사진=픽사베이] |
업계에서는 운임 하락과 비용 상승이 겹치며 ‘이중고’가 심화됐다고 진단한다.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인한 연료비 부담, 공항 이용료 인상, 인건비 상승이 동시에 작용했다.
항공사 한 관계자는 “성수기 효과는 사라지고, 덤핑 경쟁이 일상화됐다”고 토로했다. 단거리 노선 중심의 LCC들은 고환율과 유가 상승에 더 취약한 구조를 안고 있다.
문제는 수익 구조의 편중이다. 대한항공만이 프리미엄 노선과 화물, 항공우주사업 등 다변화된 수익원을 확보한 반면, 중소 항공사들은 여객사업 의존도가 절대적이다.
정책적 한계도 거론된다. 정부의 항공산업 지원정책이 여전히 ‘국적 대형사 중심’에 맞춰져 있다는 것이다. 중소 항공사의 재정 안정과 노선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제도적 장치가 미흡하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공정거래위원회나 국토교통부 차원의 경쟁력 다변화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산업 전체의 균형이 무너지면, 단기적으로는 대형사의 독주가 이어질 수 있어도 장기적으로는 국내 항공산업의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
‘한 강자의 호황’이 아닌, ‘다수 항공사가 공존하는 생태계’가 항공산업의 지속 가능성을 담보할 유일한 길이라는 지적이다.
항공업계 한 전문가는 “시장 집중도가 높아질수록 소비자 선택권이 줄고, 요금 경쟁력도 약화될 위험이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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