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통합 여파에 실적악화

이동훈 기자 / 2025-09-01 15:03:31
여행수요 둔화·출혈경쟁 등 영업손실 확대
주요 노선 운항 중단…브랜드 하락 불가피

[HBN뉴스 = 이동훈 기자] 제주항공이 일본·동남아를 중심으로 한 단거리 국제선에서 공급 과잉 문제에 직면하며 실적 악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여행 수요가 둔화하고 있음에도 저비용항공사(LCC)들이 공격적으로 항공기를 증편하고.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시정조치까지 겹치면서, 자칫 만성적인 적자 구조에 빠질 위험마저 제기되고 있다.


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지난해 연말 무안공항 참사로 인한 악재, 대형항공사간 기업결합 등이 겹치며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 영업손실은 1분기 326억원, 2분기 419억원으로 확대되고 있는 실정이다.  

 

 

향후 전망도 밝지 않다. 공정위는 대한항공-이사아나항공 합병 과정에서 괌을 포함한 40여 개 노선에 대해 “2019년 대비 공급 좌석의 90% 이상을 유지할 것”이라는 조건을 달아, 항공사들의 운임 인상 여력을 크게 제한했다.

여기에 원/달러 환율 강세, 항공유 가격 급등, 현지 물가 상승, 공급과잉, 여행 수요 둔화 등 외부 변수까지 겹치면서 수익성 방어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제주항공은 수익성 악화를 막기 위해 일부 노선 운항을 중단하기로 했다. 오는 10월 26일부터 내년 3월 28일까지 인천~괌, 부산~다낭 노선 운항을 잠정 중단하기로 결정한 것. 괌 노선 중단은 2012년 취항 이후 13년 만의 결정이다.

제주항공은 환불 및 대체편 제공 등 보상책을 마련 중이지만, 잇따른 노선 중단과 수익성 악화 소식이 겹치면서 이미지 개선에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경쟁 항공사의 공급 확대와 시장 침체가 겹쳐 불가피하게 운항 중단을 결정했다”며 “해당 노선 재운항 여부는 2026년 시장 상황을 보고 판단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결정타는 대한항공과 진에어의 괌 노선 증편으로 가격 경쟁이 격화되면서 수익성 확보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는 점이다. 이는 대형항공사와의 실적 비교에서도 드러난다.

LCC업계는 올 2분기 들어 부진의 늪을 헤어나지 못하는 모양새이다. 진에어는 1분기 583억원 영업이익에서 2분기 423억원의 영업손실로 전환, 티웨이항공은 1분기 355억원에서 2분기 783억원의 적자를 냈으며, 에어부산도 1분기 402억원 영업이익에서 2분기 11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반면, 대한항공은 1분기 4310억원, 2분기 3990억원으로 4000억원 전후의 영업이익을 달성해 대조를 이뤘다.

이에 따라 증권가에서는 “제주항공의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모두 전년 대비 큰 폭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제주항공의 올 3분기 매출액은 전년 대비 11.7% 하락한 4243억원, 영업이익은 73% 줄어든 123억원를 기록할 것”이란 예측을 내놓았다.

다만, 정 연구원은 제주항공이 지난 7월 발행한 1000억 원 규모의 영구채를 통해 자본을 확충하며 재무구조를 일정 부분 개선한 점은 긍정적 요인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업계 단거리 노선 중심의 과잉 경쟁, 비용 부담, 환율 리스크를 고려할 때 단기적 반등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업계 관계자는 “제주항공이 중장기적으로는 일본·동남아 중심의 노선 전략을 재편하고, 중장거리 노선 확대 및 부가서비스 매출 다변화를 통해 수익성 개선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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