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세계 발주량 54.5% 감소… 기술력 기반 고부가 전략 주효
[하비엔뉴스 = 이동훈 기자] 2025년 상반기 글로벌 신조선 발주량이 전년 대비 절반 가까이 급감한 가운데, 한국 조선업계가 고부가가치 선종에 집중해 ‘수익성 방어’에 성공하며 경쟁국 대비 선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중국은 점유율이 여전히 높지만 실속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8일 조선·해운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 세계 신조선 발주는 총 647척, 1938만 CGT(표준화톤수)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3.8%, 54.5%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지난 6월 단일 기준으로는 CGT -80.7%, 척수 -84.1%라는 ‘급감’ 수준의 발주 위축이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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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중공업이 건조한 셔틀탱커 [사진=삼성중공업] |
이런 상황에서 국내 조선업계는 선별적 수주 전략을 통해 실속을 챙겼다. 컨테이너선과 LNG운반선 중심의 고부가 선종 수주에 집중한 결과, 전체 발주량은 전년 대비 33.5% 감소에 그쳤고, CGT 기준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17.2%에서 올해 25.1%로 대폭 상승했다.
올해 한국 조선사들의 수주 선종 구성은 컨테이너선 53.3%, 탱커 23.4%, 나머지는 LNG운반선 등으로 구성돼 있다. 특히 LNG선의 경우 첨단 기술력과 친환경 대응력이 요구되는 고난도 선박으로,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성을 기대할 수 있는 선종이다.
중국은 전체 발주의 55.1%를 컨테이너선에 집중하고 있으며, 벌크선(9.6%), 탱커(7.1%) 등 저수익 선종의 비중도 적지 않다. 이는 수익성 면에서 구조적인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중국의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68.2%에서 올해 51.8%로 16.4%포인트나 하락했다.
다만 수익성 측면에서는 불안 요인도 상존한다. 글로벌 선박 건조가격을 반영하는 클락슨 신조선가 지수는 7월 4일 기준 187.10포인트를 기록, 지난해 말 대비 1.09% 하락했다.
환율 영향까지 반영할 경우 원화 기준 선가는 8.5% 급락해, 원자재 및 인건비 상승과 맞물려 조선사들의 채산성 악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선종별로는 MR탱커(-6.7%), 차량운반선 PCTC(-5.7%), 아프라막스탱커(-4.0%) 등 선가가 일제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하반기 역시 글로벌 경기 둔화와 운임 조정 기조 속에서 수주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친환경 선박, 이중연료 추진선박, LNG운반선 등 고부가가치·친환경 중심의 발주 수요는 여전히 견조하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고부가가치 선종에서의 기술 경쟁력과 선별 수주 전략이 한국 조선업계의 상대적 선전에 기여했다”며 “특히 LNG운반선과 대형 컨테이너선 수주에 강점을 보이는 국내 조선사들의 전략이 시장 변화에 잘 대응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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