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비엔뉴스 = 홍세기 기자] 경남 거제시에 위치한 삼성중공업 조선소에서 하청업체 소속 50대 노동자가 작업 중 튄 철판 파편에 팔이 절단되는 중대산업재해가 발생했다. 이번 사고로 국내 조선업계의 반복되는 안전사고와 하청 노동자 보호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12일 삼성중공업과 당국에 따르면, 지난 8일 오후 4시30분께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내에서 약 800톤 규모의 골리앗 크레인으로 400톤 무게의 하중 테스트를 진행하던 중 와이어가 끊어지면서 철제 파편이 튀어 하청업체 소속 50대 작업자 A씨를 강타했다.
![]() |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전경 [사진=삼성중공업] |
이 사고로 A씨는 팔이 절단돼 인근 병원으로 긴급 이송, 봉합 수술을 받는 심각한 부상을 입었다.
사고 발생 이후 거제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지난 11일 성명을 내고 “노동자의 팔이 절단되는 중대 사고가 발생했음에도 삼성중공업은 구조적 원인이나 재발 방지를 위한 구체적 조치를 내놓지 않고 있다”며 “이는 노동자 안전관리 책임을 소홀히 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또 거제경실련은 “기업이 책임을 외면한 채 비용 절감만을 우선시하는 산업구조의 문제가 고스란히 드러난 사례다”라며 “삼성중공업은 책임 있는 태도로 사태에 대응하고, 정부도 실효성 있는 조치를 강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에서는 2017년에도 크레인 충돌로 6명이 숨지고 25명이 다치는 대형 참사가 발생한 바 있다.
당시에도 하청 노동자들이 주로 피해를 입었고, 사고 이후 경찰 수사와 안전대책 강화 요구가 이어졌다. OECD 한국연락사무소는 2022년 삼성중공업에 “산업재해 예방과 작업장 안전 보장에 대한 책임을 다하라”고 권고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 사고도 하청 노동자가 중대재해의 직접적 피해자가 됐다는 점에서 현장의 실질적 안전관리와 하청 노동자 보호 대책이 여전히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삼성중공업 측은 “현재 사고 경위에 대해 조사 중이며, 결과가 나오면 원인 분석을 통해 재발 방지에 최선을 다할 예정이다”라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이번 사고는 국내 대형 조선소에서 반복되는 중대재해와 하청 노동자 보호의 사각지대, 그리고 기업의 책임 있는 안전관리 체계 구축 필요성을 다시 한번 드러냈다는 지적이다.
시민단체와 노동계는 한 목소리로 “일회성 대책이 아닌 구조적 개선과 실효성 있는 정부 감독, 기업의 책임 강화가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 HBN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