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 "대형원전 시공 넘어 SMR 설계·개발로 다변화"
[HBN뉴스 = 신영관 기자] 국내 주요 건설사들이 주택 중심의 사업구조를 넘어 글로벌 원전 시장으로 보폭을 넓히고 있다. 현대건설과 삼성물산, DL이앤씨, 대우건설이 설계·EPC·개발·시공 등 서로 다른 영역에서 원전 사업을 추진하면서 건설업계에서도 원전을 새로운 성장축으로 보는 시각이 나오고 있다.
1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최근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산과 전력 수요 증가, 각국의 에너지 안보 강화가 맞물리면서 글로벌 원전 투자가 확대될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증권가에서도 국내 건설업이 기존 주택사업을 넘어 원전과 데이터센터, LNG 등 글로벌 인프라 투자 확대의 수혜를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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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건설과 테라파워가 나트륨 원전 사업 수행을 위한 기본협약을 체결하는 모습. [사진=현대건설] |
현대건설은 지난달 미국 원전기업 테라파워와 차세대 원자로인 나트륨(Natrium) 사업 수행을 위한 기본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을 통해 테라파워가 추가로 추진하는 나트륨 원전 후속 최대 8개 호기에 대한 EPC 파트너 권한도 확보했다. 후속 호기는 테라파워가 추가로 계획하는 사업으로, 실제 발주 시점과 규모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현대건설은 대형원전 24기 시공 경험을 갖고 있으며 미국에서 대형원전과 SMR, 원전 해체 등 관련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나트륨 프로젝트까지 협력 범위에 포함되면서 기존 대형원전 시공 경험을 차세대 원전 분야로 연결할 기반도 마련했다.
DL이앤씨는 지난 3월 미국 엑스에너지와 SMR 표준화 설계 계약을 체결하며 원전 설계 단계에도 진출하고 있다. 4세대 SMR 기술과 EPC 역량 확보에도 나섰다. 회사 측에 따르면 국내 건설사가 SMR 표준화 설계를 직접 수행하는 것은 DL이앤씨가 처음이다.
DL그룹은 발전소 개발·투자·운영 경험을 보유한 DL에너지와 EPC 역량을 갖춘 DL이앤씨를 연결해 에너지 밸류체인도 확대하고 있다. 단순 시공을 넘어 사업 개발과 금융, 시공, 운영을 연계하는 구조로 사업 범위를 넓히는 전략이다.
삼성물산은 유럽 SMR 시장에서 개발 단계부터 참여하고 있다. 스웨덴 스투드스빅은 최근 GE버노바 히타치와 삼성물산 등을 신규 원전 개발 프로그램의 전략 파트너로 선정했다. 사업은 300MW급 BWRX-300 SMR 4기를 건설하는 총 1.2GW 규모로 구상되고 있으며 삼성물산은 GE버노바 히타치와 공동 EPC 파트너로 참여한다.
아직 최종투자결정이나 건설 허가가 이뤄진 단계는 아니다. 상업성·기술·규제·금융 등을 검토하는 초기 개발 단계인 만큼 실제 건설 계약까지는 추가 절차가 남아 있다. 다만 삼성물산이 해외 SMR 사업의 초기 개발 과정부터 참여한다는 점에서 향후 EPC 사업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주목된다.
대우건설은 기존 해외 원전 시공 경험을 토대로 대형원전 사업 참여를 이어가고 있다. 대우건설은 체코 신규 원전사업에서 시공 총괄 주간사로 참여할 예정이며, 증권가에서는 향후 미국을 비롯한 추가 해외 원전 프로젝트에서도 시공 경험이 부각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국내 원전 기업을 둘러싼 시장의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최근 한 달간 국내 원전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이 상승한 가운데 현대건설과 대우건설, DL이앤씨 등 건설사들도 주요 원전 관련 종목으로 포함돼 있다. 다만 미국 대형원전 확대 등 일부 사업은 아직 논의와 전망 단계여서 실제 수주 여부는 향후 발주와 사업자 선정 과정을 지켜봐야 한다.
건설업계에서는 국내 건설사들의 원전 사업 참여가 대형원전 시공에서 SMR 설계·개발·EPC 협력 등으로 다변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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